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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김현종 “일본 1194개 전략물자 중 진짜 영향 미치는 것은 한 줌 안 돼”

등록 2019-08-12 10:58수정 2019-08-12 20:54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연합뉴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연합뉴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12일 일본의 백색 국가(수출 심사 우대국) 제외 조처에 해당하는 1194개 전략물자에 관해 “우리한테 진짜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한 줌”이라며 자신감을 표시했다. 아울러 “우리가 세계 시장 점유율 72.4%인 디(D)램 공급이 2달 정지되면 전 세계 2억3천만 대의 스마트폰을 만드는 데 차질이 생긴다”며 만일의 경우에 대비한 대응 카드도 있다는 것을 내비쳤다.

김 차장은 이날 <교통방송>(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을 이길 수 있다’고 언급한 이유가 몇 가지 있다”며 “우리가 검토를 해보니 일본이 (백색 국가 제외 조치로 영향을 받는) 전략물자가 1194개가 되는데 진짜 영향을 미치는 게 몇 개인가 봤더니 손 한 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숫자는 말씀 안 드리겠지만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일본 역시 우리한테 의존하는 부분이 많다”며 “디 램 같은 경우는 우리의 시장 점유율이 72.4%다. 디 램 공급이 2개월만 정지되면 전 세계에서 2억3천만 대의 스마트폰을 만드는 데 차질이 생긴다. 그래서 우리도 그런 카드나 옵션(선택)이 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안보 분야의 의존도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 정찰용 인공위성이 하나도 없다. 중국은 30개가 넘고 일본은 8개가 있는데 자동차 번호판을 읽을 수 있는 판독 기능이 있다”며 “안보 분야에서도 외부 세력 의존도가 너무 높으면 안보 분야에서도 부품 소재처럼 똑같은 문제가 안 생긴다는 법이 없지 않으냐”라고 말했다. 그는 “이 기회에 부품 소재나 전자제품, 4차 산업혁명 기술에서 우리가 일본을 따라잡거나 앞서는 게 가장 좋은 조처가 될 것”이라며 효율적인 국내 기술 개발 지원금 지원과 첨단 기술을 지닌 외국 업체 인수 등을 방법을 언급했다.

그는 지난달 중순 방미 때 미국에 일본의 수출규제 조처에 대해 중재를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그는 “미국에 중재를 요청하면 청구서가 날아올 게 뻔한데, 반대급부를 요구할 텐데 왜 중재 요청을 했겠느냐. 뭘 도와달라고 하는 순간 ‘글로벌 호구’가 되는데…”라며 “우리 (강제 징용 배상에 대한) 대법원 판례가 있고, 거기서 반인도적인 행위에 대해 우리가 아직 청구권이 남아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 뿐이라는 것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가는 예측불가능해야 한다. 한반도가 지닌 지정학적 중요성을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지만 동시에 과소평가할 필요도 없다”며 “만일 이 지역에서 미사일이 발사되면 한국에서는 7초 뒤 알아낼 수 있지만, 알래스카에서는 15분이 걸린다. 지정학적으로 중요성이 딱 나오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지소미아(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에 관해서는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김 차장은 자신이 참여정부 시절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수석 대표일 때 협정을 맺지 않은 이유도 소개했다. 그는 “핵심 장비 분야를 일본과 비교했을 때 기술적인 면에서 너무 약했다. 휴대폰 하나를 만들 때 50%가 넘게 부품이 일본산이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일 자유무역협정을 하면 완전히 제2의 한일강제 병합이 될 것 같다, 하지 않는 것이 국익에 유리하다고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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