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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우리가 계속 주도해야”

등록 2021-04-15 16:16수정 2021-04-16 02:44

“오늘은 경제국무회의”…청와대 세종실에서 기업인들과 회의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리는 확대경제장관회의에 앞서 참석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리는 확대경제장관회의에 앞서 참석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반도체 산업은 우리 경제의 현재와 미래가 걸린 핵심 국가전략산업”이라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우리가 계속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최근 삼성전자와 인텔 등 주요 반도체 회사들을 모아 공장 건설 등을 요청한 가운데 우리 경제의 핵심인 반도체 공급망 우위를 놓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밝힌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경제부처 장관, 이호승 정책실장과 함께 주요 기업 대표들을 만나 반도체·배터리·자동차·조선 등 주력 산업 육성 의지를 확인했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생기는 등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 방안을 논의하며 정부와 기업, 기업과 기업 간 협력을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원래 국무회의를 하던 곳인데, 오늘은 경제인들을 모시고 경제국무회의를 하게 됐다”며 “기업에 특별히 바라는 것이 있다. 최대한 투자와 고용을 확대해 주면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기업인들을 국무위원 자리에 앉힌 뒤 기업 간 협력과 일자리 창출을 당부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세계 경제는 지금 거대한 변혁의 시간을 지나고 있다”며 “디지털·저탄소 경제 전환은 물론, 글로벌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거센 변화의 파고를 이겨내고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기업과 정부가 한 몸이 돼야 할 것”이라며 특히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움직임이 가장 뚜렷한 업종은 반도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지금 세계가 맞이하고 있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아 종합 반도체 강국 도약을 강력히 지원하겠다. 세계 1위를 지키고 격차를 벌리기 위한 다각도의 지원방안을 수립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배터리 산업도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전기차 시장 확대로 2차전지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우리의 소형 배터리 기술력은 세계 최고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종합적인 지원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15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한 기업 대표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이 15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한 기업 대표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청와대 제공
눈에 띄는 것은 문 대통령이 국내 업계 간 동맹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에 대해서도 정부는 기업들과 협력하며 물량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반도체와 자동차 업계의 동맹을 통해 국산화율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회의 시작 전 환담에서도 문 대통령은 “국내 자동차와 반도체 업체가 얼라이언스(전략적 제휴 관계)를 체결해서 국산화를 이뤄야 외풍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 협력 관계를 위해서 정부도 지원하라”고 배석했던 이호승 정책실장에게 지시했다. 이에 공영운 현대차 사장은 “(삼성전자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해 열심히 해외로 뛰고 있는데, 정부가 출장을 갈 수 있도록 조치를 신속히 해 주셔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당부는 최근 엘지(LG)-에스케이(SK) 배터리 기술 분쟁이 합의되는 등 국내 주력 기업 간 협력이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자동차에는 수많은 반도체와 배터리가 들어가는 등 현대차와 삼성 등 국내 대표적 기업 간 벽도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오늘 확대 경제장관회의는 경제 반등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기업 간, 그리고 기업과 정부 간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자 마련됐다”며 “기업의 투자 현장을 계속 방문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정배 삼성전자 사장, 이석희 에스케이하이닉스 사장, 최웅선 인팩 대표,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 배재훈 에이치엠엠(HMM)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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