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스페인 그린 디지털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 페드로 산체스 총리(앞줄 왼쪽 세번째),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 박용만 경협위원장(앞줄 오른쪽 두번째)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각) 페드로 산체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이날 마드리드의 총리 궁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미래지향적 협력 강화 비전 및 의지를 담은 '한·스페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스페인의 지지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코로나19 백신의 충분한 생산과 공평한 글로벌 접근을 지지하고, 2050 탄소중립 달성 및 재생에너지 협력을 위해 공조를 강화해 나간다는 데 합의했다.
두 정상은 코로나19로 인해 양국 관광 교류가 일시적으로 감소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하고, 상호 관광 방문 재개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다. 한·스페인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2건의 협정과 3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국 간 통상 환경의 안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세관상호지원협정', 감염병 예방·대응을 위한 정보 공유, 필수적 교류 보장, 자국민 보호 등을 골자로 한 '보건협력협정'이 포함됐다. 또 디지털·고부가가치 산업 분야 협력 확대와 양국 스타트업 간 교류 촉진을 위한 '인더스트리 4.0 MOU'와 '스타트업 협력 MOU', 태양광, 해상풍력 등의 분야에서 산업·연구 협력 증진을 위한 '청정에너지 협력 MOU'가 체결됐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한-스페인 그린·디지털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스페인은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40%에 가까운 친환경 에너지 선도국가다. 한국은 디지털 경제의 핵심인 반도체와 아이티시(ITC·정보통신기술)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각자 강점을 가진 분야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한다면 더 높이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기업은 이미 서로의 태양광과 풍력발전소 건설에 활발히 참여해왔다”며 투자 사례도 소개했다. 스페인 기업 ‘오션원즈’는 인천 해상풍력단지에, ‘이디피아르(EDPR)’는 고흥 태양광발전소 건립에 각각 1억달러를 투자했다. 문 대통령은 “최고의 전기차와 수소차, 배터리 기술력을 가진 한국이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스페인과 새로운 성공모델을 만들게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스페인은 유럽연합 4대 경제권 중 하나로 유럽 2위의 자동차 제조국이다. 최근엔 차세대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배터리 공장 건설이 시급한 과제다.
문 대통령은 ‘디지털 경제 협력’과 ‘제3국 진출 고도화’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유럽과 아프리카, 중남미 시장의 교두보인 스페인과 아시아 시장의 교두보인 한국이 5G,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함께 진출하여, 양국 경제발전은 물론 더 나은 세계 경제 재건에 함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비즈니스 포럼에는 문 대통령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문승욱 산업부 장관, 레예스 마로토 스페인 산업부 장관과 함께 박용만 한-스페인 경협위원장 등 한국 기업 6곳의 대표들이 참석했다. 스페인 쪽에서는 이베르드롤라, 지멘스-가메사, 텔레포니카 등 그린·디지털 분야 대표 기업들이 참여했다.
이완 기자, 마드리드/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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