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독자 설계·건조한 3000t급 도산안창호함 승조원들이 도열하여 취역식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해군 제공
한국이 독자 기술로 설계·건조한 해군의 첫 3000t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KSS-Ⅲ)이 13일 취역했다. 해군은 공식적으로 확인하고 있지 않지만, 이 잠수함에는 불시에 적을 위협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6기나 탑재돼 있어, 한반도 유사시에 중요한 ‘전략적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해군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이날 오전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양용모 잠수함사령관,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조선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잠수함의 인도·인수와 취역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 양용모 사령관은 “도산안창호함은 해양 강국 대한민국을 힘으로 뒷받침하는 강한 해군력의 상징이자 핵심축이며 바다를 향한 우리의 꿈과 비전을 밝힐 전략 자산”이라고 소개하며, “존재만으로도 두려움을 주는 든든한 ‘전략적 비수’가 되어 우리의 바다를 굳건히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도산안창호함은 앞으로 1년 간 전력화 훈련을 통한 작전수행능력 평가를 거친 뒤 2022년 8월께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이날 함정의 인도·인수가 끝난 직후 도산안창호함의 마스트에는 정식 취역을 알리는 취역기가 게양됐다.
이날 양 사령관이 밝힌대로 3000t급의 잠수함은 해군이 그동안 운용해 온 다른 잠수함과는 질적으로 다른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불시에 적을 위협하고 때에 따라선 ‘2차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전략적 중요성 때문인지 북한도 2019년 7월 3000t급으로 보이는 잠수함의 외양을 공개했었고, 그해 10월 초엔 “자위적 국방력 강화의 일대 사변”이라 칭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인 ‘북극성-3형’ 발사를 시도해 성공한 바 있다. 기존에 해군이 운용하던 장보고-I(장보호감)과 장보고-II(손원일함)은 각각 1200t급과 1800t급이었다.
도산안창호함은 길이 83.5m, 너비 9.6m에 수중 최대속력은 20노트(시속 37㎞)이고 탑승 인원은 50여 명이다. 해군은 이 배의 전략적 의미에 대해 “기뢰, 어뢰, 유도탄 등 다양한 무장이 탑재되며, 지상 핵심 표적에 대한 정밀타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유사시 전략적 타격 임무도 수행할 수 있다”는 정도의 언급에 그쳤다. 도산안창호함의 취역으로 한국은 미국·영국·프랑스·일본·인도·러시아·중국에 이어 8번째 3000t급 이상 잠수함 독자 개발국이 됐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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