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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김여정, 문 대통령 실명 내세워 “‘북 도발’은 부적절한 실언”

등록 2021-09-15 23:36수정 2021-09-15 23:59

문 대통령 발언 공개 4시간 만에 담화
“남북관계 파괴될 수도” 경고하되 “바라진 않는다”며 수위 조절
탄도미사일 발사는 도발 아닌 국방계획 따른 ‘자위적 행동’ 해명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15일 ‘미사일전력 증강이 북한 도발에 대한 억제력’이란 문재인 대통령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시험 성공 관련 발언을 비난하며 남북관계가 완전히 파괴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내어 “남조선의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의 미사일 전력은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기에 충분하다’라는 부적절한 실언을 했다”며 “한 개 국가의 대통령으로서는 우몽하기 짝이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상)대방을 헐뜯고 걸고 드는데 가세한다면 부득이 맞대응 성격의 행동이 뒤따르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북남관계는 여지없이 완전 파괴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 부부장은 “우리는 그것(남북관계 완전 파괴)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해 발언의 수위를 조절했다.

김 부부장은 “대통령이 기자들 따위나 함부로 쓰는 ‘도발’이라는 말을 망탕 따라 하고 있는데 대해 매우 큰 유감을 표시한다”며 “매사 언동에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에서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한 에스엘비엠 첫 시험발사를 참관한 뒤 “우리의 미사일 전력 증강이야말로 북한의 도발에 대한 확실한 억지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남담화는 눈에 띄는 점들이 있다. 먼저 이례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실명 비난했다. 이전에도 북한은 담화 등을 통해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 거친 비난을 여러차례 했지만 ‘남조선 당국자' 같은 표현으로 애둘러 비난했다. 이 담화는 ‘문재인 대통령’ 실명을 거론하며 비난했지만 이전에 사용한 ‘삶은 소대가리’나 ‘겁먹은 개’처럼 거칠고 모욕적인 표현을 쓰지 않았다. 문 대통령 실명 비난을 하되 비난 표현 강도는 내린 것이다.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도산안창호함(3천t급)이 15일 시험발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도산안창호함(3천t급)이 15일 시험발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문 대통령의 관련 발언이 공개된지 4시간 만에 남북관계를 총괄하고 있는 김 부부장이 이날 밤 담화를 내어 반발했다. 북한이 무척 불쾌하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담화는 자신들의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가 도발이 아니라고 해명도 했다. “우리(북한)는 지금 남조선이 억측하고 있는대로 그 누구를 겨냥하고 그 어떤 시기를 선택하여 ‘도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당대회(지난 1월) 결정 관철을 위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의 첫해 중점과제 수행을 위한 정상적이며 자위적인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꼬집어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남조선의 ‘국방중기계획’이나 다를바 없는 것”이라고도 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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