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덮힌 금강산 전경.
윤만준 사장 협상창구로 북쪽에서 공식 인정
종합계획 조속 확정해 개발 본격화하기로
종합계획 조속 확정해 개발 본격화하기로
지난해 8월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 사태로 불거진 현대아산과 북쪽의 갈등이 사실상 해소됐다. 지난 8일 금강산을 방문한 윤만준 사장은 10일 오후 강원도 고성 출입사무소를 통해 귀환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금강산 관광 활성화를 위해 양쪽의 고위급 면담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저와 북쪽의 장우영 금강산국제관광총회사 총사장이 수시로 만나 현안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북쪽이 ‘기생 야심가’로 비난했던 윤 사장을 현대아산의 협상 상대로 공식 인정한 것이다. 윤 사장은 또 “지난해 12월 현대아산이 북쪽에 제출한 금강산개발 종합계획을 양쪽이 조속히 확정해 관광특구 개발을 본격화하기로 하고, 이달 말 북쪽의 내부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양쪽이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큰 틀에서는 합의가 끝났고 세부적인 조정만 남았다”고 말했다. 금강산개발 종합계획은 해금강부터 원산까지 109㎞, 총 6억평을 관광특구로 개발하는 사업으로, 22억6천만달러(2조2000억원)가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1단계로는 2010년 안에 통천(총석정)까지 육로관광을 확대하고 인근 시중호와 해수욕장을 개발하며, 이후 2011년부터 2단계 개발을 추진해 원산까지 확대하는 것으로 돼 있다. 원산은 금강산과 연계해 관광지구로 개발하며, 통천지구에는 경공업단지도 들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계획이 확정되면 2002년 북쪽이 제정한 금강산관광지구법에 따라 올해 안에 ‘금강산관광지구 관리기관’이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관리기관은 남쪽 사람들도 참여하는 독립 법인으로, 금강산 관리 책임을 맡게 된다. 개성공단 안에 설치된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셈이다. 이외에도 지난해 7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합의한 내금강 지역 답사를 3월 말 또는 4월 초에 공동으로 실시하기로 한 것을 비롯해 △세존봉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기 위한 예비조사 및 측량의 조속한 실시 △금강산 교통사고 뒤 취해진 저녁 8시 이후의 통행제한 해제 등에도 합의했다. 이번 방북의 직접적 이유였던 금강산 교통사고 보상금 문제와 관련해, 윤 사장은 “보상금으로 북쪽에 4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며 “여기에는 사망자와 부상자를 포함한 피해자 3명 전원에 대한 치료비, 장례비, 위자료 등 일체의 비용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현대아산은 이와 함께 교통사고 재발 방지책으로 △자율 질서유지대를 구성해 도로순찰활동 보강 △과속방지턱 설치 등 안전 유지활동을 강화하기로 북쪽에 약속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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