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4일 개막하는 베이징겨울올림픽을 앞두고 베이징 거리에 설치된 올림픽 조형물 앞으로 한 남성이 걸어가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북한 체육성이 중국에 편지를 보내 다음 달 개막하는 베이징겨울올림픽 불참을 알렸다. 이에 따라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이 만나 종전선언 등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하려던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조선중앙통신은 7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올림픽위원회와 체육성은 중화인민공화국 올림픽위원회와 베이징 2022년 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 및 겨울철장애자올림픽경기대회조직위원회, 중화인민공화국 국가체육총국에 편지를 보내었다”며 “편지는 적대 세력들의 책동과 세계적인 대류행전염병 상황으로 하여 경기대회에 참가할 수 없게 되었지만 우리는 성대하고 훌륭한 올림픽 축제를 마련하려는 중국 동지들의 모든 사업을 전적으로 지지, 응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0 도쿄올림픽 불참을 이유로 올해 말까지 북한 올림픽위원회(NOC)의 자격을 정지하는 징계를 내렸지만 북한 선수들은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 참가가 가능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마저도 가능성을 닫아버린 것이다.
다만, 북한은 올림픽 불참이 자발적인 의사가 아닌 불가피한 사정 때문이었다는 취지로 설명하며 중국과의 친선 관계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통신은 “(중국에 보낸 편지에서는) 형제적인 중국인민과 체육인들이 습근평(시진핑) 총서기동지와 중국공산당의 두리에 일치단결하여 온갖 방해 책동과 난관을 물리치고 베이징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리라는 확신을 표명하였다”고 설명했다. 이 편지는 중국 주재 북한 대사가 지난 5일 중국 국가체육총국 간부를 만나 전달했다.
이에 대해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불참 보도에 대해 “베이징 올림픽이 동북아와 세계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정부의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관련 동향을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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