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는 5일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의 일환으로 이날 한반도 상공에서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 2대와 한국 F-35A 4대, 미국 F-16 4대가 연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진 가운데 동체가 큰 군용기 2대가 B-1B 전략폭격기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 마지막날인 5일 서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시작해 이날 끝난 비질런트 스톰 훈련 기간에 북한은 모두 미사일 35발을 동·서해로 쏘았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이날 “오전 11시32분께부터 11시59분께까지 북한이 평안북도 동림 일대에서 북한 서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4발을 포착하였으며, 감시태세를 강화한 가운데 북한의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였다”고 밝혔다. 이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130㎞, 고도 약 20㎞, 속도 약 마하 5(음속 5배)로 탐지하였으며, 세부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합참이 전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이날 끝난 비질런트 스톰 훈련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북한은 촤근 나흘 중 하루만 빼고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지난 2일 10시간 동안 4차례에 걸쳐 미사일 25발 가량을 쏘았다. 이 중 1발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 울릉도에 한때 공습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지난 3일에는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 단거리 미사일 5발을 발사했다.
이에 맞서 지난 3일 오후 한·미는 비질런트 스톰 훈련 일정(10월31일~11월4일)을 11월5일까지로 하루 연장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3일 저녁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실수”(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라고 반발한 뒤 지난 4일 오전 11시께부터 약 4시간에 걸쳐 군용기 비행 항적 180여 개를 띄우면서 폭격기 등의 공대지 사격으로 맞불을 놓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한군 전술핵운용부대 등의 군사훈련을 지도하며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또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월25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북한군 전술핵운용부대·장거리포병부대·공군비행대의 훈련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10일 밝혔다. 사진은 당시 자료 사진.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합참은 이날 오후 “비질런트 스톰의 일환으로 5일 한반도 상공에서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 2대와 한국 F-35A 4대, 미국 F-16 4대가 연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인 B-1B가 한반도에 전개하여 비행한 것은 지난 2017년 12월 이후 처음이며,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한·미 연합방위능력과 태세, 미국의 강력한 확장억제 공약 이행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높았던 2017년 9월23일 B-1B가 동해 북방한계선을 넘어 북한 공해상에서 무력 시위를 벌였고, 2017년 12월 B-1B 등 한미 군용기 260여대가 연합공중훈련을 벌인 바 있다.
B-52, B-2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꼽히는 B-1B는 전략폭격기들 중 가장 빠르고 가장 많은 폭탄(약 60t)을 탑재할 수 있다. 이 폭격기는 도입 초기에는 핵폭탄을 장착할 수 있었으나 냉전이 끝난 뒤에는 재래식 폭격 임무를 수행한다. 제한된 스텔스 성능을 갖췄고 저공으로 침투한 뒤 정밀타격무기로 폭격하는 것이 주 임무다. 미국령 괌에 배치된 이 폭격기는 유사시 통상 속도로 3~4시간이면 한반도에 도착할 수 있다.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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