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국방과학원은 “9월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 순항 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노동신문>이 지난해 9월13일 2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군은 7일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10월31~11월5일)에 대응한 군사작전(2~5일) 내용을 일자별로 공개하며, 지난 2일 울산 앞바다에 순항미사일 2발을 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합동참모본부(합참)는 “북한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북한군 총참모부 보도’를 통해 비질런트 스톰을 “역대 최대 규모”이고 “침략적 성격이 매우 짙은 위험한 전쟁연습”으로 규정하며 “공화국 무력의 군사적 능력에 대한 뚜렷한 자신감을 시위하고, 단호한 보복의지에 필승의 신심을 더해주기 위해 대응 군사작전을 단행했다”고 전했다.
북한군은 특히 지난 2일 작전 상황과 관련 “적들이 남조선 ‘령해’ 가까이에 우리 미사일이 낙탄됐다고 주장하며 공중대지상유도탄과 활공유도폭탄으로 우리측 공해상에 대응 사격하는 망동을 부렸다”며 “함경북도지역에서 590.5㎞ 사거리로 남조선 지역 울산시앞 80㎞ 부근 수역 공해상에 2발의 전략순항미사일로 보복타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북한군의 이런 주장은 지난 2일 합참의 설명과는 엇갈린다. 당시 합참의 발표에는 지난 2일 오전 북한 탄도미사일 1발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26㎞ 넘어와 강원도 속초 동쪽 57㎞ 공해상에 떨어졌다는 내용이 포함됐으나, 북한이 ‘울산 앞바다로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내용은 담겨 있지 않았다.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은 이에 대해 “한-미 감시·정찰 자산의 탐지 및 분석 결과에 따르면 북한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현재까지 우리 군에 포착·탐지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미 정보당국의 탄도미사일 탐지레이더가 발사된 북한 순항미사일을 놓쳤을 수도 있고, 북한이 실제 순항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고도 쏘았다고 교란작전을 폈을 가능성도 있다.
합참이 북한 미사일을 탐지·추적하는 수단은 충청권과 부산에 배치된 그린파인 레이더와 바다에 배치된 해군 이지스함 레이더다. 이 레이더들은 수십㎞ 이상 고도까지 상승한 뒤 낙하하는 포물선 궤적의 탄도미사일 탐지에 초점을 두고 있어, 수㎞ 이하 낮은 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 탐지에는 제한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북한이 쏜 미사일이 일정 고도 이상으로 올라와야 한·미 정보당국이 탐지 가능하고, 일정 고도 밑에서는 탐지가 어렵다고 한다. 지난해 9월13일 북한이 최대 사거리 1500㎞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지만 당시 한·미 정보당국은 이를 탐지·추적하는데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이 지난 3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해 정상비행에 실패했다고 군 당국이 분석했지만, 북한은 이날 보도문에는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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