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네마현이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제정한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인 지난 2월22일 동해에서 실시한 한·미·일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에 참가한 한국 해군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맨앞), 미국 배리함, 일본 아타고함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대한제국이 일제에 의해 국권을 상실한 ‘경술국치일’(8월29일)에 한국·미국 해군, 일본 해상자위대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했다.
해군은 29일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지난 24일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북한의 어떠한 발사도 금지’하는 유엔안보리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북한 주장 우주발사체 발사 등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훈련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상황을 상정해 가상의 탄도미사일 표적에 대한 탐지·추적·정보공유 등 한·미·일 3국 함정의 대응 절차 숙달에 중점을 두고 실시됐다고 해군은 설명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각)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 때 합의된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체계 점검도 병행했다.
훈련에는 한국 해군의 이지스구축함 율곡이이함과 미국 이지스구축함 벤폴드함, 일본 해상자위대 이지스구축함 하구로함이 참가했다.
이날 훈련은 윤석열 정부 들어 5번째 한·미·일 미사일 방어 훈련이다. 3국은 지난달에 동해 공해상에서 해상 미사일 방어 훈련을 했으며, 지난 2·4월과 지난해 10월에도 미사일 방어훈련을 한 바 있다.
이날은 대한제국이 일제에 의해 국권을 상실한 ‘경술국치일’(1910년 8월 29일)이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한·미·일 훈련이 왜 굳이 경술국치일에 실시됐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장도영 해군 서울공보팀장은 “이번 훈련은 최근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실시됐다”면서 “(질문에 대해) 추가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앞서 지난 2월 3국 미사일 방어훈련은 일본 시네마현이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제정한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2월22일)에 독도에서 동쪽으로 180㎞가량 떨어진 동해 공해에서 실시돼 논란이 됐다.
이 훈련 이튿날인 지난 2월23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왜 ‘다케시마의 날’에 한·미·일 훈련을 독도에서 했느냐”고 물었다. 이종섭 장관은 “그 전날 계획을 했었는데 그날 준비가 덜 돼서 그 다음날로 미뤄지다 보니까 우연히 그렇게 됐다”고 답했다.
해군은 ‘우연히’ 다케시마의 날에 독도 근처에서 일본과 훈련하고, ‘드릴 말씀 없이’ 경술국치일에 일본과 훈련하고 있다.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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