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중 회담 불투명
미국은 북핵 6자 회담이 재개되면 여기서 북한이 제기하는 금융제재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각) 워싱턴을 방문한 천영우 한국쪽 6자 회담 수석대표가 밝혔다. 미국의 이런 자세는 3월7일 북-미 뉴욕접촉에서 리근 북한 미국국장이 내놓은 제안에 대한 거부다. 북한은 북한대로 25일 6자 회담 틀에서의 금융제재 논의를 거부한다고 밝혀 현재로선 4월 중 회담 재개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중앙통신>은 이날 ‘잔꾀를 부리지 말아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금융제재 중단을 회담재개 조건으로 요구하면서, 미국이 6자 회담 틀에서 논의하겠다는 것은 “결국 우리에게 회담 지연의 책임을 넘겨 씌우자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미국이 금융제재에 맛들어 계속 시간을 끈다면 우리도 자기에게 차례진(주어진) 시간을 결코 헛되이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2일 워싱턴에 온 천 대표는 미국 쪽 6자 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과 협의한 뒤 26일 귀국에 앞서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히면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 전에 북한의 6자 회담 복귀 언질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6자 회담에서 (북-미) 관계 정상화와 평화체제 문제를 비롯해 (북한이 제기하는) 금융 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북한이 6자 회담에 나와 공동성명 이행계획에 합의하면 평화체제와 비핵화, 관계 정상화 등 여러 논의구조(트랙)가 생기니, 정상화 논의구조를 그런 문제를 제기하는 장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게 미국 생각”이라고 설명했다.워싱턴/박찬수 특파원, 강태호 기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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