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6일 경기도 양평 블룸비스타 아산홀에서 진행된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6일 “올 한해 북한 당국이 여러 어려움에 봉착했다는 신호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호 장관은 이날 경기 양평군 블룸비스타 아산홀에서 진행된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재외공관 철수 △식량난 지속 △탈북민 증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인) 김주애양 부각 등을 거론하며 이렇게 말했다.
김 장관은 “외교 거점인 재외공관의 철수가 이어진 사실은 북한 외교의 난관과 재정적인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5일 “북한 당국이 재외공관 53곳 가운데 7곳( 기니·네팔·방글라데시·세네갈·스페인·앙골라·우간다)에서 공관을 철수했다. 콩고민주공화국 주재 대사관과 홍콩 총영사관도 철수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대북 제재 강화로 인한 외화벌이의 어려움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북한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수요량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작황과 당국의 양곡 유통 통제로 주민들의 식량난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한해 80만~100만톤 정도가 부족하다고 판단한다”며 “최근 북한 당국이 장마당 활동을 위축시키는 정책을 펼치는 것도 식량난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 장관은 “(지난해 67명에서 올해) 180명까지 증가한 (국내 유입) 탈북민 숫자는 코로나 외에 대안문화의 영향도 분명히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입국한 탈북민들은 저장매체, 라디오, 해안 쓰레기 등 여러 경로로 우리의 문화와 접촉했고, 북한의 현실과 대조되는 발전상과 자유로운 사회상을 보며 탈북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장관은 “북한이 김정은의 딸을 지속적으로 부각시키는 것 역시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세습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다소 서두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군사령관들이 김주애에게 거수경례를 하는 등 의전의 수준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세습 과정에서의 조기 증상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지난 2021년 1월 조선노동당 8차 대회에서 당규약을 개정해 ‘당중앙위 제1비서’직을 신설한 사실과 관련해 “김주애를 염두에 두고 그런 움직임이 있다고 볼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장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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