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 밝혀…노대통령 방미중 “북 핵실험, 파괴적 영향” 언급
미국이 대북 제재를 계속하는 한 북한은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없을 것이라고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17일 밝혔다.
외신 보도를 보면, 쿠바 아바나에서 열리는 비동맹운동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김 위원장은 “미국이 북한 은행계좌 동결과 북한을 돕는 금융기관들에 대한 경고 등 잇단 대북 제재 조처들을 유지하면서 우리(북한)에게 무조건 회담장에 복귀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세계 평화와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북조선은 한반도와 역내 평화와 안전을 확고히 보장하기 위해 억지력 차원에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지난 14일(현지시각) 한-미 정상회담 이후 북쪽의 첫 공식 발언이다. 그러나 비동맹회의에서 미국을 비난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북한의 기존 태도를 되풀이한 것일 뿐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에 대한 평가를 담고 있지는 않다.
북한 <중앙통신>도 16일 논평을 통해 미국이 다른 나라의 달러 위조사건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면서 북한에 대해서만 금융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통신은 최근 포르투갈에서 세계 최대규모인 750만달러 규모의 위조지폐 사건이 발생했으나 “금융범죄의 피해자라고 야단법석하던 미국이 이 사건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미사일 실험발사 때보다 훨씬 더 파괴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으며, “우리는 이러한 메시지를 북한과 중국 쪽에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가 15일(현지시각) 전했다. 이와 관련해 마이클 그린 전 미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은 14일 북한이 핵 개발을 계속하면 대북 포용정책의 철회 등 중대한 결과가 있을 것임을 한국이 공개 천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이날 워싱턴 소재 주미 문화홍보원 강연에서 전날 노 대통령과 미국의 한반도정책 여론 주도 인사들 간 면담 내용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밝히고,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노 대통령이 말한 대로 한국에서 (남북) 관계에 대한 재평가를 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아바나/외신종합, 연합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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