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북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당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열린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의장이 당 일각의 만류에도 불구, 예정대로 20일 개성공단을 방문하기로 했다.
김 의장은 개성공단 시범단지 입주업체인 삼덕통상(신발), 신원(의류), 로만손(손목시계) 등을 방문해 북측 근로자들의 근무하는 모습과 근로환경 등을 직접 살펴보고 토지공사 및 현대아산 관계자들을 격려하며, 입주업체 법인 대표들과의 면담을 통해 애로사항을 청취할 예정이다.
김 의장은 또 이날 열릴 개성공업지구관리위 창립 2주년 행사에 참석, 축사를 통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 남북 교류협력 사업이 지속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의 개성 방문에는 천정배(千正培) 전 법무장관, 이미경(李美卿) 비상대책위원, 원혜영(元惠榮) 사무총장, 이계안(李啓安) 비서실장, 이목희(李穆熙) 전략기획위원장, 우상호(禹相虎) 의원, 개성공단사업지원단 고경빈(高景彬) 단장 등이 동행하며, 현정은(玄貞恩) 현대아산회장도 현지에서 방문행사를 지원한다.
남북교류 지속에 대한 확고한 지지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 마련된 김 의장의 이번 개성 방문은 한나라당의 노골적인 비판뿐만 아니라 당내 중도파 인사들의 만류와 "이해할 수 없는 행보"라는 불만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
이와 관련, 당내 중도파로 분류되는 한 재선의원은 1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시점에 집권여당 의장이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김 의장이 정부와 조율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확대 불가 입장을 밝히고, 현대아산을 방문해 금강산관광 지지 발언을 한 사실을 거론한 뒤 "김 의장의 행보는 북한에 대한 포용이 아니라, 북핵에 대한 포용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전날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도 이 같은 당내 정서가 그대로 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장선(鄭長善) 의원과 김부겸(金富謙) 의원 등 당 지도부는 김 의장이 개성공단 방문문제를 사전에 상의하지 않은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한 뒤 "미국이 문제를 삼는 것은 개성공단이 아니라 금강산 관광인데 굳이 지금 개성공단에 방문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들은 또 "북한의 2차 핵실험 징후가 포착됐다는 소식이 들리는 판에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것은 북한에 대해 잘못된 사인을 보내는 것"이라며 "국민불안을 해소하는 쪽으로 움직여야지, 국민불안을 증폭시키는 쪽으로 움직이면 되느냐"고 말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도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고, 김 의장과 동행하는 원혜영 사무총장 역시 개성공단 방문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김 의장은 "단촐하게 다녀오겠다"며 개성공단 방문의지를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의장측에서는 이 같은 당내 반발에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은 아닌지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정치적 입장이 정계개편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는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당내 반발의 배경에는 개성공단 방문 자체에 대한 반대보다는 김 의장을 견제하기 위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는 것. 한 측근은 "김 의장이 북한의 핵실험 이후 한반도 평화노선을 대표하는 것으로 부각되는 걸 부담스러워 하는 세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 (서울=연합뉴스)
정장선(鄭長善) 의원과 김부겸(金富謙) 의원 등 당 지도부는 김 의장이 개성공단 방문문제를 사전에 상의하지 않은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한 뒤 "미국이 문제를 삼는 것은 개성공단이 아니라 금강산 관광인데 굳이 지금 개성공단에 방문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들은 또 "북한의 2차 핵실험 징후가 포착됐다는 소식이 들리는 판에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것은 북한에 대해 잘못된 사인을 보내는 것"이라며 "국민불안을 해소하는 쪽으로 움직여야지, 국민불안을 증폭시키는 쪽으로 움직이면 되느냐"고 말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도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고, 김 의장과 동행하는 원혜영 사무총장 역시 개성공단 방문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김 의장은 "단촐하게 다녀오겠다"며 개성공단 방문의지를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의장측에서는 이 같은 당내 반발에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은 아닌지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정치적 입장이 정계개편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는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당내 반발의 배경에는 개성공단 방문 자체에 대한 반대보다는 김 의장을 견제하기 위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는 것. 한 측근은 "김 의장이 북한의 핵실험 이후 한반도 평화노선을 대표하는 것으로 부각되는 걸 부담스러워 하는 세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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