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베트남 하노이 국제회의센터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인사하고 있다. 하노이/청와대사진기자단
[한·일 정상회담-언중유골]
한-미가 대화 쪽에, 미-일이 압박 쪽에 무게를 뒀다면, 한-일은 둘의 조화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지난달 9일에 이어 18일 오후 두번째 만난 노무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아베 총리의 손이 따뜻해요”(노 대통령), “가슴도 따뜻합니다”(아베 총리)는 뼈 있는 덕담을 했다.
송민순 청와대 안보정책실장은 북핵 문제에선 “대화와 압박을 잘 조화해, 구체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한 이해를 표시하면서도 핵 문제와의 보완을 강조했고 ,한미일 협력 못지 않게 남북한의 특수한 위치에 대한 일본 쪽의 ‘존중’을 주문한 것으로 송 실장은 전했다.
역사 및 독도 문제 등에 대해선 노 대통령은 역사 문제가 더 동북아 지역의 협력 질서에 장애요인이 되지 않도록 아베 총리가 지도력을 발휘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역사공동연구위원회를 조기 발족해 공통 이해를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 쪽은 노 대통령의 지도력 발휘 요구에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일본은 한걸음 더 나아가 노 대통령이 내년에 일본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다. 과거사 문제는 마무리됐다는 뜻이다. 노 대통령은 “다음에 방일하면 좀 편안히 앉아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두 정상은 그러나 다음달 중순 필리핀 세부에서 열리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회의’ 때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
하노이/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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