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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이철호 “동북아 물류 발전 공동번영 전제조건”

등록 2006-11-26 20:42수정 2006-11-26 20:52

‘북핵실험 이후의 동아시아의 평화실험’을 주제로 한 제2회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이 2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중동 누리마루 아펙하우스에서 이틀째 열렸다. ‘철의 실크로드 조성과 동아시아 도시관계의 변화’를 주제로 한 제3세션에서 참가자들이 화면에 비춘 트랜스아시안철도 노선안을 살펴보고 있다. 부산/이정아 기자 <A href="mailto:leej@hani.co.kr">leej@hani.co.kr</A>
‘북핵실험 이후의 동아시아의 평화실험’을 주제로 한 제2회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이 2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중동 누리마루 아펙하우스에서 이틀째 열렸다. ‘철의 실크로드 조성과 동아시아 도시관계의 변화’를 주제로 한 제3세션에서 참가자들이 화면에 비춘 트랜스아시안철도 노선안을 살펴보고 있다. 부산/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북한 철도는 유럽·아시아 차원서 해결해야
버스터미널은 각 지방의 직행버스와 완행버스가 모이는 곳이다. 버스에는 다음 행선지로 갈 사람과 물건, 시시콜콜한 정보가 가득 실려 있다. 버스터미널에서는 손님을 유치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부대낌을 통해 도시와 도시 간의 어울림과 융합이 일어나는 곳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며 재화와 사람, 정보, 문화를 실어나르는 물류 체계가 동북아시아 지역에 강화된다면 이 지역의 국가간 갈등과 분열을 넘어서는 데 일정 정도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제2회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 둘째날인 25일 오전 부산 누리마루 아펙하우스에서 ‘철의 실크로드 조성과 동아시아 도시 관계의 변화’란 주제로 열린 제3세션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물류의 지역 통합 기능에 주목했다. 예를 들어, 철도는 단순한 물품 운송수단일 뿐만 아니라 사람과 문화 교류의 매개체이며, 이를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를 깊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철호 부산대 교수는 ‘동북아 물류체계 변화와 도시협력’이란 발표를 통해, 동북아 지역의 물류 발전이 ‘동북아 시대’라는 말로 상징되는 지역협력과 공동번영의 전제조건이라며 도시의 주체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먼저 기업경영이 국제화하면서 이미 물류체계가 국가의 경계를 넘어섰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런 변화는 근대 국민국가의 표상이었던 영토 중심주의에서 지역 역할을 강조하는 네트워크 패러다임으로 공간 개념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다시 말해 도시, 시장, 기업이 국가를 대신해 국제활동을 펼칠 시기가 됐다는 것이다.

토론자로 나선 카케이 타카오 일본 항만협회 전무이사도 아시아의 운송시장이 허브 주도에서 벗어나 도시간의 직접 교류가 일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적기에 운송하는 데는 도시간의 직접적인 교류가 국가 주도의 기존 허브 정책보다 더 효율적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정부의 역할과 책임을 과소평가할 수 없지만,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운송을 위해서는 도시간 협력과 조율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참석자들은 동북아 물류체계가 여전히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에 대체로 동의했다. 이철호 교수는 “공간을 연계할 수송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복잡한 통관절차 등으로 인해 시간적으로 수송과정이 더디고 불안정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동북아 국가들이 역내 물류체계를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공동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유리 쉬체르바닌 러시아 외교아카데미 교수도 시베리아철도와 한반도철도의 연결사업을 예로 들며, 천문학적인 비용이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러시아와 한반도의 철도 연결을 위해서는 북한 철도의 현대화가 가장 시급한데, 여기에는 40억달러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쉬체르바닌 교수는 “이 거대한 작업을 한 국가의 힘으로 감당할 수 없다”며 “한반도철도 사업이 유라시아 규모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북한교통정보센터장은 “최근 러시아가 국내 운송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시베리아철도 요금을 30% 인상하고 호송료까지 받자 국제철도 이용이 급감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자국 중심주의’ 철도 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시베리아철도 해외 물량의 63%를 차지하고 있던 한국의 삼성·엘지 등이 모두 이용을 끊었으며, 이런 흐름들이 국제철도 활성화와 통합적 기능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참석자들은 ‘철의 실크로드’로 상징되는 동북아 물류 통합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안병민 센터장은 “철의 실크로드는 먼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이야기”라며, 그 근거로 최근 소량·다빈도·신속 수송물량이 많아져 철도가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점을 꼽았다. 쳉시동 중국종합운수연구소 연구위원도 중국-러시아, 중국-몽골의 무역이 확대하고 있어 동북아 물류의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쉬체르바닌 교수도 동북아 국가들의 경제성장이 연간 4~5%를 계속 유지하면, 러시아 극동지역과 동북아지역의 물류 연계가 더 활성화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이러한 변화들이 아시아 지역 평화와 안정의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부산/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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