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방한한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운데)가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맨 오른쪽)와 함께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재무부 ‘최종해법’ 제시…북 수용할지 주목
미국 재무부가 10일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와 관련해 동결된 북한 자금을 모두 해제하기로 하는 최종 해법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는 북한이 주장하는 정상적인 국제금융 거래를 통한 반환과는 다른 것이어서 북한의 수용 여부가 주목된다.
몰리 밀러와이즈 미국 재무부 대변인은 이날 공식성명을 내어 “미국은 마카오 당국이 방코델타아시아에 묶인 모든 북한 관련 계좌의 동결을 풀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발표했다. 6자 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이날 서울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천영우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난 뒤 “미국은 (북한의) 모든 자금을 풀어주는 것을 지지한다는 매우 중요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면서 “북한이 빨리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접촉하는 등 이른 시일 안에 2·13 합의 이행에 속도를 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천 본부장은 “이번 조처로 2005년 9월 비디에이 북한 자금이 동결되기 이전 상태로 돌아간 것”이라며 “내일부터는 모든 (북한) 계좌 주인들이 돈을 자유롭게 찾아갈 수 있고, 계좌에 돈을 두고 계속 거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10일 저녁 신라호텔에서는 천 본부장과 힐 차관보, 원자바오 총리를 수행해 서울을 방문한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 등 한·미·중 6자 회담 수석대표가 3자 회동을 통해 이번 비디에이 해법과 6자 회담 재개 방안 등을 논의했다. 힐 차관보는 11일 평양 방문을 마치고 서울로 오는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 일행 등과 만나 영변 핵시설 폐쇄 등 합의 이행을 보장하는 후속 조처 등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엔군사령부는 한국전쟁 당시 북한 지역서 전사한 미군의 유해가 방북 중인 빌 리처드슨 주지사 일행과 함께 11일 오전 판문점을 통해 송환된다고 10일 밝혔다. 미군 유해 송환은 2005년 5월25일 북-미 유해공동 발굴 작업이 중단된 지 2년여 만이다.
박민희 김성걸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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