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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김정은 “자본주의라고 비판만 해선 경제개선 못해”

등록 2012-04-16 20:27

‘마이니치신문’ 발언록 보도
노동당 관계자 “중·러·일 방법이든 도입하라고 지시”
‘실용주의’ 파격 발언…전문가들 “개혁파 힘에 달려”
북한의 최고지도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경제 부문에서 실용주의 적용을 강조했다고 일본의 <마이니치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신문은 김 제1비서가 지난 1월28일 당간부들에게 “경제 분야의 일꾼과 경제학자가 경제 관리를 ‘이런 방법으로 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해도 색안경을 낀 사람들에 의해 ‘자본주의적 방법을 도입하려 한다’고 비판을 받기 때문에 경제 관리에 관한 방법론에 의견을 갖고 있어도 얘기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김 제1비서의 발언록을 입수했다고 했지만, 발언이 이뤄진 모임의 성격이나 배경, 발언록 입수 경위 등을 밝히지는 않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월28일 공개한 김 제1비서의 행사는 공군 378부대 시찰과 서부지구 항공구락부의 낙하산 시범 관전 등 두 건이다. 그러나 비공개 행사 참석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보도를 보면, 김 제1비서는 “비판만 하고 있어서는 경제 관리 방법을 현실 발전의 요구에 맞춰 개선해갈 수 없다”며, 금기 없는 논의를 통해 자국에 맞는 경제 개선책을 찾아내도록 지시했다. 또 그는 경제 관리상의 최대 문제가 이론이나 과학적 계산에 근거하지 않은 점에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경제 발전을 위해 낡은 이념에 얽매이기보다는 실생활에 기초한 실용과 과학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문은 또 노동당 관계자를 인용해 “김 제1비서가 중국의 방법이든, 러시아나 일본의 방법이든 사용 가능한 수법이 있으면 도입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는데, 이는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된다’는 중국 개방론자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을 연상케 한다.

그렇지만 김 제1비서가 당장 개혁·개방을 추진할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일 위원장도 이런 취지의 발언도 하고 경제 개혁도 추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며 “열쇠는 북한 사회 내부에 경제 개혁 세력이 얼마나 힘을 갖고 움직일 수 있느냐 여부”라고 말했다. 이들 개혁 세력의 뒷받침이 없으면 김 제1비서가 의지를 갖고 있더라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인 2002년 시장 확대, 기업 경영자율권 확대 등이 포함된 7·1 경제관리개선 조처를 내놓고 이듬해 9월에는 개혁파로 알려진 박봉주 내각 총리를 기용해 경제 개혁을 추진했다. 그러나 박 총리는 보수파의 반발에 밀려 2007년 4월 실각했다. 또 2009년 11월 화폐개혁으로 시장 확대도 제동이 걸렸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개혁·개방의 문제는 말이 아니라 그것을 담보할 지속적인 실행력이 열쇠”라며 “이번 당대표자회나 최고인민회의에서 개혁파라고 할 인사의 발탁 등이 눈에 띄지 않는 것을 보면, 아직은 김 제1비서의 개혁·개방을 얘기하는 게 일러 보인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도쿄/정남구 특파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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