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원 간 김정은, 화낸 까닭

김정은

보도 블록 잡초 “왜 안뽑나”
관리자들 태도 고강도 비판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가 평양 시민들이 이용하는 놀이 시설을 방문해 관리 부실과 관리자들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엔 최고 지도자가 현지 지도를 하면서 관료들을 비판한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경우가 거의 없었다.

9일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의 주요 매체는 김정은 제1비서가 평양의 만경대 유희장을 방문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 매체들을 보면, 이곳을 방문한 김 제1비서는 유희장의 보도블록에 잡풀이 난 것을 보고 직접 뽑으면서 “일꾼들의 눈에는 이런 것이 보이지 않는가. 관리 일꾼들이 주인다운 입장과 일터에 대한 애착, 인민을 위해 복무하려는 양심이 있는가. 설비의 갱신은 몰라도 손이 있으면서 잡풀을 왜 뽑지 못하는가. 한심하다”라고 강하게 유희장 관리자들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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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 제1비서는 “일꾼들과 관리 성원들의 인민에 대한 복무 정신이 영이 아니라 그 이하이며, 이것은 사상 관점에 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북한 사회에서 ‘사상 관점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최고 수준의 비판으로 볼 수 있다.

이밖에도 김 제1비서는 잔디나 나무숲의 상태, 도로 깨진 것, 2중회전 관성열차의 안전, 놀이기구 색칠, 분수대 정리, 물미끄럼대 수조 깊이에 대해서도 세세히 지적하고 개선 사항을 지시했다. 또 동행한 최룡해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에게 “군대를 파견해 유희장을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변모시키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관료들을 다잡고 주민들의 마음을 잡으려는 시도로 김정일 시대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라며 “로켓 발사 때 외국 기자들을 불러들이거나 실패 사실을 즉시 공개한 것처럼 매체나 정보에 대한 생각도 아버지와는 다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한 관리는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으로 긴장된 국면을 좀더 부드러운 이슈를 통해 전환하려는 시도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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