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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이사람] “평양거리 이전보다 붐벼…경제사정 나아진듯”

등록 2012-11-11 19:49수정 2012-11-12 08:54

오인동(73) 박사
오인동(73) 박사
최근 북한 다녀온 재미동포 의사 오인동씨
15개월만에 다시 방문…변화 체감
남 자본·기술, 북 인력·자원 묶어
경제공동체 ‘남북연합방’ 구성해야
“나라가 쪼개지고 처참한 전쟁까지 치른 지 60여년이 흘렀건만 노벨문학상 하나 나오지 않다니. 이것도 다 분단 때문이야. 그런 생각 하면 속이 끓어올라. 이건 (죽기 전에) 해결해야지. 올해가 (적대적 분단의) 마지막 해가 돼야지. 하루빨리 경제와 문화, 예술이라도 먼저 통합하는 경제공동체 ‘남북연합방’을 만들어야 해.”

10월27일 평양에 가서 1주일 머문 뒤 서울에 온 재미 정형외과의사 오인동(73) 박사가 지난 8일 한겨레신문사에 들렀다. 그는 1년3개월여 만에 다시 찾아간 평양은 또 엄청 달라져 있었다고 했다.

“7번째 방북이었지만, 갈 때마다 달라. 중국 선양을 거쳐 갔는데, 공항과 비행기에 사람들이 꽉 찼어. 거의가 중국인들이야. 비행기를 임시 증편할 정도로 붐볐어. 내가 탄 비행기와 30분 간격을 두고 한 대를 더 투입했더라고.”

평양 시내엔 예전보다 차량이 더 늘었고 고층 아파트들이 새로 들어섰다.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아이들도 많았다. 여성들 옷맵시도 “남쪽 여성들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달라졌고 대개 뾰족구두를 신고 있었다. 처음 들어가 본 옥류관에서는 디지털카메라를 든 북쪽 사람들이 무슨 축하잔치 장면을 연방 찍어댔다. 청천강 상류에 건설한 희천 수력발전소 덕인지 전기사정도 좋아진 듯했다. “창전거리엔 네온사인이 번쩍거렸어. 관리들도 조금 여유가 생겼다고 해. 홍수로 일부 침수가 있었으나 곡창지대는 피해 가서 올해 수확도 예상보다 좋다더군.”

황해도 옹진 출신의 그는 가톨릭의대를 졸업한 뒤 1970년 30대 초반 나이에 미국으로 유학 가서 인공고관절 치환수술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가 됐다. 1992년 재미한인의사회 방북단 일원으로 처음 평양에 가 본 뒤 나이 50줄에 열혈 통일일꾼이 됐다. 2010년 방북체험과 통일론을 담은 〈평양에 두고 온 수술가방〉 <통일의 날이 참다운 광복의 날〉(창비 펴냄)을 냈고 2011년엔 한겨레통일문화상을 받았다. 이번엔 북 당국이 그에게 명예의학박사 학위를 주었다.

“어려운 처지에도 남쪽은 경제강국이 됐고 북은 군사강국이 됐다. 단군 이래 처음으로 우리 민족이 새로운 시대를 열 기회가 왔어. 이걸 살리지 못하면 다시 60년 세월을 허비해야 할지 몰라. 남북이 합심해서 연합방을 만들면 남은 사실상의 고립된 섬의 처지에서 벗어나게 돼. 중국과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과 이어지는 남북연합방은 그 지경학적 이점을 활용해 만주와 연해주까지 경제영토를 확장할 수 있지. 하지만 지금은 거꾸로, 남은 북의 경제영토마저 (중국에) 무서운 속도로 잃어가고 있어.”

그는 이번 방북 전에 ‘2013년의 조국, 남(북)에 바란다’는 건의서를 남북과 미국, 유럽 등지의 1천여명이 받아보는 자신의 ‘코리아 통신’을 통해 전달했다. “대선 후보들조차 (남북통합에 대해) 아무 얘기도 하지 않는 상황이 너무 딱해서” 그렇게 했단다. 요지는 미국에 기대지 말고 남북 주도로 남쪽의 자본과 기술, 북쪽의 자원과 토지, 인력을 결합하는 공동체인 ‘남북연합방경제’체제를 만들어라, 그러면 통일비용을 별로 들이지 않고도 단기간에 남쪽은 소득이 2배로 늘고 북도 풍요로워지는 사실상의 통일시대를 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경제활력과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인력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라도 군축을 할 수밖에 없어. 미국도 150만밖에 안 되는 군병력이 남북은 200만이나 돼. 군사비 줄인 돈과 국제차관·통일국채 등을 함께 북에 투입하면 그 투자이득이 통일비용보다 훨씬 더 커.”

글 한승동 기자 sdhan@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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