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핵잠수함과 B-52 이어
서해 직도훈련장서 폭격 훈련
서해 직도훈련장서 폭격 훈련
세계에서 가장 비싸고 위협적인 폭격기로 불리는 B-2가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 상공에 나타났다. B-2가 한반도에서 훈련했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한미연합군사령부는 28일 미 본토 미주리주 화이트먼 공군기지의 미 제508폭격비행단 소속 B-2 폭격기 두 대를 한국으로 보내 군산 앞 서해상 직도 사격장에 훈련탄을 투하했다고 밝혔다. 한미연합사는 이번 훈련에 대해 “한반도 방어를 위한 한미 연합 독수리(FE) 훈련의 하나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동맹국에 확장 억제력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은 전략폭격기인 B-52와 6900t급 핵잠수함인 샤이엔의 훈련 참여 사실도 공개한 바 있다. B-2는 1991년 한반도에서 전술 핵무기가 철수된 뒤, 유사시 미군이 북한을 핵공격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옵션 가운데 하나로 언급돼왔다.
B-2는 이달에만 세 차례나 한반도에서 폭격 훈련을 한 B-52의 후속 모델이기도 하다. 레이더에 걸리지 않고 적진 깊숙이 침투할 수 있는 스텔스 기능을 갖추고 있고, 핵폭탄 16발을 비롯해 공대지 순항미사일(JASSM) 등 다양한 재래식 무기를 장착할 수 있다. 그러나 대당 20억달러(2조2000억원)를 호가하는 가격 탓에 지금껏 22대만 생산됐다.
이번 B-2의 출현은 미국이 구형 폭격기인 B-52를 띄울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 고육책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지난 2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B-52가 다시 출현한다면 군사적 대응을 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은 “폭격기와 조종사를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미국이 B-52의 대체 카드로 B-2를 선택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B-2는 1999년 코소보 전쟁을 시작으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에 투입돼 활약했다.
한편, 국방부는 5월께 북한의 지하 핵·미사일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레이저유도폭탄(GBU-28·벙커버스터)을 도입하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미국이 지난해 말 수출 승인을 하지 않았던 GBU-28을 한국에 수출하기로 승인했다”며 “200여발을 도입해 연내 실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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