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방한한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미국, 대화할 준비 돼있다
김정은 지도력 발휘해야”
‘인도적 지원’ 관련해선
윤장관 “정치적 고려없이 가능”
김정은 지도력 발휘해야”
‘인도적 지원’ 관련해선
윤장관 “정치적 고려없이 가능”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원한다”고 명시적으로 밝혔다. 동시에 대화의 조건과 목표가 ‘한반도의 비핵화’임도 분명히 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12일 서울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북한과의 대화다. 미국은 6자든 양자든 (한반도 비핵화라는) 실질적인 미래를 위해 대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케리 장관의 이런 발언은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를 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다시 한번 북한에 강력한 대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그는 또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훈련을 연기한 것을 상기시키며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몇 개의 군사훈련을 하지 말라고 명령해 긴장 완화에 기여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제 선택은 김정은의 것이다. 그는 책임 있는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며 북한의 결단을 요구했다.
케리 장관은 대화의 조건으로 “국제적 의무, 국제 표준, 자신들이 수용한 것을 받아들이는 것”을 요구했다. 또 “비핵화로 가야 하고,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매번 (도발과 대화가) 반복되는 것을 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케리 장관은 이어 “미국은 북한과 대화하겠지만 이를 위해 북한이 대한민국과 6자회담 참여국들과 채택했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케리 장관은 어떤 형태이든 북한의 도발이나 위협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인정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의도적으로 국제사회 전체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 국민들을 대신해 그리고 한-미 방위조약에 따라 미국은 필요하다면 우리 동맹국과 미국을 방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병세 외교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북의 도발에 대해선 강력한 억지력을 갖고 대응하겠지만,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인 고려와 관계없이 할 수 있다”는 우리 정부의 전향적 입장을 확인했다. 이는 인도적인 지원을 정치·군사 문제와 분리해 대응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원칙을 거듭 밝힌 것이다.
케리 장관은 한-미간 주요 현안 가운데 하나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평화로운 원자력 프로그램에 상당한 존경과 믿음을 갖고 있지만 지금은 북한과 이란 핵 문제가 걸려 있는 민감한 시기”라며 유보적 의견을 밝혔다. 반면, 윤 장관은 “두 나라가 이와 관련해 건설적인 의견을 교환했다. 양국 수석대표가 조만간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케리 장관은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접견하고 박근혜 정부의 대북 구상과 현재 한반도의 주변 정세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케리 장관은 “박 대통령은 평화에 대한 다른 비전을 갖고 선출됐다. 우리는 그 비전을 지지하고 실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13일엔 중국, 14일엔 일본을 방문해 북핵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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