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중, 복원 움직임과 전망
2005년 ‘핵포기-경제협력’ 합의안
핵 불능화 검증 이견으로 결렬
케리 ‘복원’ 제안에 중 ‘긍정적’
북한이 수용할지는 미지수
2005년 ‘핵포기-경제협력’ 합의안
핵 불능화 검증 이견으로 결렬
케리 ‘복원’ 제안에 중 ‘긍정적’
북한이 수용할지는 미지수
길고 긴 8년의 우여곡절 끝에 한·미가 도달한 지점은 결국 ‘9·19 공동성명’이었다.
한·미 양국은 12일 한-미 외교장관 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이런(핵 포기) 선택을 한다면, 우리는 2005년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에 따른 공약을 이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선언했다. 두 나라가 북한에 ‘9·19 공동성명’의 합의 내용을 원점으로 삼고 얼굴을 맞대자고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존 케리 장관은 13일 중국에서도 양제츠 외교담당 중국 국무위원을 만나 “나의 목표는 대화를 통한 북한 문제 해결이라는 6자회담의 목표를 되살리는 것”이라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
9·19 공동성명은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한 6자회담의 첫번째 열매다. 2005년 9월1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4차 6자회담에서 합의된 9·19 공동성명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계획을 포기”하는 대신, 미국은 “관계 정상화와 경제협력을 하겠다”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다. 이후 6자회담은 이 9·19 공동성명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를 중심으로 논의해 왔다. 그 과정에서 북한은 2007년 9·19 공동성명의 합의 이행을 위한 초기 조처인 2·13 합의와 핵시설 동결, 2단계 조처인 10·3 합의와 핵시설의 불능화를 약속했지만, 검증을 둘러싼 이견으로 끝내 이들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다.
그동안 북핵 문제는 9·19 공동성명을 토대로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해온 중국은 케리 장관의 제안을 환영했다. 양제츠 국무위원은 이날 케리 장관에게 “한반도 핵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모든 당사국의 이해에 맞게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중국은 6자회담을 통해 9·19 공동성명이 실행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리커창 총리도 같은 날 케리 장관을 만나 9·19 공동성명의 이행에 북한뿐 아니라 모든 관련국이 책임감 있게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의 선언과 중국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6자회담이 쉽게 재개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한·미가 대화의 목표뿐 아니라 전제조건으로 북한에 “국제적 의무, 국제 기준, 자신들이 수용한 것을 지킴으로써 그 진정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대화를 원한다면 북한은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한 1718호 등 네차례의 유엔 안보리의 결의를 지키고, 북한이 이미 약속한 ‘핵시설 불능화’ 조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에 자기부정에 준하는 심대하고 근본적인 결단을 요구하는 셈이다. 북한은 그동안 여러 차례 9·19 공동성명의 무효화를 선언한 바 있다. 또 세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를 발사체에 실을 수 있을 만큼 경량화·소형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인공위성을 우주 궤도에 쏘아 올리는 데 성공함으로써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의 초보적 기술을 확보했음을 입증했다.
이후 북한은 1월23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조선반도 비핵화는 종말을 고했다”고 선언한 뒤, 앞으로 대화는 핵보유국으로서 ‘비핵화 회담’이 아닌 ‘핵 군축·평화회담’에만 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3월31일 핵무장과 경제발전을 같이 추진하겠다는 병진노선, 4월1일 핵보유국 지위의 법령화, 2일 6자회담으로 불능화된 영변 핵시설의 재가동 등 조처를 쏟아냈다. 북한이 이번 대화 제의를 받아들이려면 지금까지 쏟아낸 조처들을 일거에 뒤집어야 한다.
즉, 한·미는 이번에 북한이 이뤄낸 핵 관련 성과와 후속 조처를 전혀 인정할 수 없다고 선언한 셈이다. 북한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지금으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길윤형 기자,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charisma@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4할 타자’ 류현진에 매팅리 “진정한 메이저리거” 극찬
■ 아! 김응용…한화 13연패 ‘굴욕’
■ 낸시랭, 박정희 대통령 볼에 뽀뽀 ~ 앙
■ 진중권, 민주당 원색비난…“문재인 빼면 쓰레기더미”
■ 공중부양 싸이 ‘싼티나게 쭈욱~’
■ ‘4할 타자’ 류현진에 매팅리 “진정한 메이저리거” 극찬
■ 아! 김응용…한화 13연패 ‘굴욕’
■ 낸시랭, 박정희 대통령 볼에 뽀뽀 ~ 앙
■ 진중권, 민주당 원색비난…“문재인 빼면 쓰레기더미”
■ 공중부양 싸이 ‘싼티나게 쭈욱~’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