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제1비서(가운데)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15일 0시 김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주검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했다. / 사진 <노동신문> 갈무리
김정은, 2주 만에 공식석상에
미사일 발사·군사 열병식 없어
미사일 발사·군사 열병식 없어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시작된 ‘한반도 사태’의 분수령으로 여겨졌던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이 큰 탈 없이 지나갔다. 우려했던 미사일 발사도 없었고,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군사 열병식도 열리지 않았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가 당 중앙군사위원회, 국방위원회, 인민군의 고위 간부들을 대동하고 15일 0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부자의 주검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김 제1비서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1일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한 뒤 14일 만이다. 김 제1비서는 지난달 내내 전방의 군부대 시찰을 마친 뒤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그 배경을 둘러싸고 여러 추측이 나온 바 있다.
그러나 통신은 이날 김 제1비서의 발언을 일절 전하지 않아, 한·미 양국의 대화 제의를 받은 북한의 속내를 추측할 만한 단서는 찾을 수 없었다.
중국 <신화통신>은 “14일 평양 거리엔 국기와 명절 장식들이 내걸렸고, 시민들은 정장과 전통의상을 입고 (김 주석의 출생지인) 만경대로 가 김 주석의 동상에 헌화했다”며 평양의 일상을 전했다. 일본 <교도통신>도 “15일을 전후로 미사일을 발사한다고 주변국들이 긴장하고 있지만 평양 시내에서 그런 분위기는 느낄 수 없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해 태양절을 앞둔 12일에는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주 로켓인 은하 3호를 발사하고, 태양절 당일인 15일에는 34종 880대의 각종 무기가 등장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식을 진행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북한은 지금까지 한번도 공개한 적이 없던 새로운 탄도미사일(KN-08)도 내놓고 과시한 바 있다. 15일에 열리지 않은 열병식은 예년처럼 25일 조선인민군 창군기념일에 진행될 수도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 군은 북한이 언제라도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고 보고 미사일 발사 준비 등 북한군의 동향에 대해 감시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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