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8일 동해 북동쪽으로 KN-02급 단거리 유도탄 3발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북한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KN-02 단거리 탄도 미사일의 원형인 구 소련제 SS-21 스캐럽 미사일이 발사되는 모습. 뉴스1
한·미·일 “핵과 관련 없다” 담담
북한이 이틀 연속 동해 쪽으로 단거리 발사체를 쏘아 올렸다. 국방부는 19일 “북한이 18일에 이어 이날 오후 동해 북동쪽으로 단거리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전날에도 오전 두차례, 오후 한차례 등 모두 세차례 북동쪽 방향으로 발사체를 쐈다. 군은 북한의 발사체를 단거리 미사일인 KN-02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에 대해 한국과 국제 사회는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는 북한의 이번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면서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여는 대신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상황을 주시하는 정도로 대응했다. 미국도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한 지도부가 국제 사회의 의무를 준수하고 평화의 길을 선택하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에 귀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동해로 발사되는 북한의 미사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일본 언론도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거듭해 왔다. 이번 발사도 그 일환”(<도쿄신문>)이라고 보도했다.
국제 사회가 이번 미사일 발사를 대수롭지 않게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이번 발사가 핵무기와 관련이 없고, 미국과 일본을 위협하는 성격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군당국은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이 최대 사거리 120㎞인 단거리 미사일 KN-02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미사일의 탄두에 장착할 수 있는 최대 중량(페이로드)은 485㎏으로 한·미 군당국은 북한이 여기에 실을 수 있을 만큼 핵탄두를 소형화·경량화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북한이 지난 4월 동해 원산만 쪽으로 미국의 괌을 타격할 수 있는 무수단(사거리 3000~4000㎞)과 일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노동(사거리 1300㎞) 미사일을 전진 배치했을 때는 한·미·일 3개국이 이지스함과 해상 기반 X-밴드 레이더(SBX-1) 등을 대거 동원해 경계 태세를 강화한 바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북한은 국제연합(UN) 안보리 결의에 따라 탄도 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어떤 발사체도 쏘아 올릴 수 없다. 그러나 이 정도 수준의 미사일을 쐈다고 제재를 추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2월10일과 3월15일에도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있다.
북한이 주변국들을 자극하지 않으려 한 흔적도 보인다. 4월 내내 무수단 미사일을 동해 쪽으로 전진 배치해 긴장의 수위를 한껏 높였던 북한은 7일 한-미 정상회담, 13~18일 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한·미·일 순방, 14~18일 이지마 이사오 일본 내각관방 참여(자문역)의 방북 등이 모두 마무리된 시점에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세계의 이목을 모으면서도, 주변국들과 갈등을 유발하지 않겠다는 속내로 읽힌다.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은 “이 정도 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시도 때도 없이 해왔던 것이다. 북한도 이번 발사를 통해 주변국들로부터 뭔가 얻어낼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워싱턴/박현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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