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을지연습에 장기 경색 우려
“전승절 행사로 답신 지연” 분석도
“전승절 행사로 답신 지연” 분석도
북한이 남한 정부가 내놓은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실무회담 재개 제의에 대해 사흘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를 두고 남북관계가 장기적인 경색 국면에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그렇게만 볼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통일부는 31일 “남북간 판문점 연락관 통화는 정상적으로 이뤄졌지만,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실무회담 재개 제의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없었다”고 밝혔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28일 북한에 대한 민간 차원의 인도적 지원을 승인하면서 ‘마지막 회담’을 제의한 지 사흘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묵묵부답인 것이다.
현재 한반도 정세는, 북한이 ‘북침을 위한 전쟁연습’이라고 주장하는 한-미 연합 군사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이하 을지연습)이 8월에 시작되는 등 대화 재개에 긍정적이지 않다. 이날 북한의 조선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도 을지연습이 시작되면 한반도는 또다시 지난봄과 같은 ‘전쟁 국면’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경고성 기사를 내보냈다. 이를 근거로 전문가들은 조만간 남북 실무회담이 재개되긴 쉽지 않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단둥의 한 북한 소식통은 <한겨레>에 “북한이 전승절(한국전쟁 정전 기념일) 60주년 행사 준비 등으로 29일까지 모든 업무가 중단된 상태라고 들었다. 회신이 늦은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답변이 늦어지고 있는 게 남한의 대화 제의를 거부하는 뜻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남한 정부의 회담 재개 요구를 거부하면, 개성공단 폐쇄의 책임을 북한이 상당 부분 짊어져야 한다는 점도 감당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지난 실무회담 때 북한이 만든 합의서 초안을 보면,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를 을지연습과 연계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읽힐 구절이 있다. 북한은 3차 회담 합의서 안에서 “그 어떤 경우에도 공단 운영에 저해를 주는 정치적, 군사적 행위를 하지 않는다”고 제시했다가, 6차 안에서는 “어떠한 정세의 영향을 받음도 없이 공업지구의 정상운영을 보장한다”고 명시했다.
한편,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회신이 오지 않는 것과 관련해 “아직까지 (북한의) ‘거부’라고 말하지는 않겠다. 북한에 진정성 있는 입장 변화와 함께 조속한 (회담) 호응을 촉구한다는 점만 다시 말하겠다”고 했다.
길윤형 강태호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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