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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화폐개혁 배후조종” 등 경제실패 책임 떠넘겨

등록 2013-12-13 20:06수정 2013-12-17 10:03

북한이 적용한 그밖의 죄목
북한은 장성택 전 조선노동당 행정부장을 처형하면서 국가 전복 음모 이외에 많은 혐의를 적용했다. 경제 부진은 물론이고, ‘자본주의 날라리풍’ 문화를 들여왔으며, 2009년 개인 소비에 460만유로를 썼다는 사실까지 그의 혐의로 제시했다.

13일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를 보면, 장 전 부장은 “2009년 만고역적 박남기(전 노동당 계획부장)를 부추겨서 수천억원의 우리 돈을 남발하면서 엄청난 경제적 혼란이 일어나도록 배후 조종한 장본인”이다. 2009년 시행했다 실패한 ‘화폐개혁’의 책임을 그에게 돌린 것이다.

또 “석탄을 비롯한 지하자원을 망탕 팔아먹는 과정에서 심복들이 거간꾼에게 속아 많은 빚을 지도록 하고, 지난 5월 그 빚을 갚는다 하면서 나선 경제무역지대의 토지를 50년 기한으로 외국에 팔아먹는 매국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국 등에 지하자원과 그 채굴권을 매각하면서 나타난 문제점 역시 장 전 부장의 책임으로 돌린 것이다. 이는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경제개혁 정책과 대중 무역을 주도한 장 전 부장에게 그동안 발생한 경제적 부작용의 책임을 모두 씌운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일가 우상화 반대
“대원수님 사적비 사업 가로막고
자신은 1번 동지 불리며 우상화”

부정부패
“자본주의 날라리풍 들여오면서
외화 탕진·외국 도박장 출입도”

장 전 부장은 김정은 체제에 들어오면서 강화된 김정은 일가의 우상화 사업에 대해서도 반대 목소리를 냈다고 이 통신은 비난했다. 장 전 부장이 “대동강 타일공장에 위대한 대원수님들의 모자이크 영상 작품과 현지지도 사적비를 모시는 사업을 가로막았다. 또 경애하는 원수님(김정은)께서 군부대에 보내준 친필 서한을 천연 화강석에 새기자는 장병들의 의견을 묵살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 1700만개를 바꾸고, 동상 8개를 새로 만드는 등 큰돈을 들여 김씨 일가의 우상화에 나서고 있다. 또 이 통신은 장 전 부장이 “대원수님들께서 세워주신 수도 건설과 관련한 사업 체계를 헝클어놓아 몇 년 사이에 건설건재기지를 폐허로 만들다시피 하고 기술자·기능공을 약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장성택이 수십년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의 우상화 시도 등을 줄이려는 시도를 한 것으로 보인다. 나름대로 국가의 방향을 바꾸려고 시도한 것 같은데, 이에 대해서도 괘씸죄가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거꾸로 장 전 부장이 스스로에 대한 우상화 작업을 했다는 점도 지적받았다. 북한 당국은 “장성택은 부하들 사이에서 ‘1번 동지’라고 불리며 ‘신성불가침의 존재로 군림’하면서 자기에 대한 환상을 조성하고 우상화를 꾀했다”는 것이다. 장 전 부장이 자신이 수장으로 있던 당 행정부를 ‘소왕국’으로 만들고 국가의 물자를 가로채 심복들에게 나눠주고, 당의 방침보다 그의 말을 더 중시해 최고사령관의 명령에 불복하는 행위까지 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의 개인 비리도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앞서 지난 8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 결정문에도 그의 비리 행위가 등장하지만 이보다 훨씬 구체적이다. 이 통신은 “장성택이 2009년부터 온갖 추잡하고 더러운 사진 자료(포르노를 말하는 듯)들을 심복에게 유포시키고, 외국 도박장 출입까지 했다”고 비난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 보도문은 북한이 경제가 어렵다는 것과 기관간 권력 다툼이 있다는 것 등을 직간접으로 시인했다. 이에 대해 장성택에게 책임을 지워 처형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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