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DMZ) 지뢰폭발 사고로 남북관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11일 오후 장병들이 서부전선 철책 부근에서 경계활동을 하고 있다. 길가에 지뢰 매설을 알리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김성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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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11일 지뢰폭발 사건과 관련해 “비무장지대(DMZ)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작전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혀, 그 구체적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두조 지뢰탐지기 휴대토록 지침변경
한 장관은 기자들의 추가적인 질문에 “더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기자브리핑에서 “장관이 말한 ‘주도권 작전’은 지금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 병력을 투입해 수색·매복작전을 강하게 해서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우리 쪽으로 다가오지 못하도록 주도권을 잡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당국은 이와 관련해 비무장지대 수색·매복작전의 패턴을 바꾸고 횟수도 이전보다 늘려 비무장지대 활동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당국자는 “북한군이 우리 군의 수색·매복작전의 주요 경로와 주기 등을 파악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가 과거와 달리 불규칙적으로 또 더 자주 수색·매복작전에 들어가면 북한군이 압박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당국은 북한이 이번에 목함지뢰를 매설할 때도 남쪽 수색병력의 주요 경로와 시간, 주기 등을 파악한 뒤 이를 피해 몰래 추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군당국자는 “수색·매복작전의 패턴 변화는 이런 북한군의 기습적 도발을 예방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말했다.
군당국은 비무장지대의 병력 운용을 좀더 공세적으로 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당국은 그동안 북한군의 군사분계선 월선을 저지한다는 개념으로 비무장지대 병력을 운용해왔다. 북한군의 침입에 대해선 ‘경고방송’-‘경고사격’-‘조준사격’ 3단계로 운영돼왔다. 군당국자는 “3단계 교전수칙을 공세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3단계 대응수칙을 침입 발견 즉시 ‘조준사격’으로 단순화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지금도 3단계 수칙은 낮에 적용되는 것이고 야간에는 그냥 ‘조준사격’으로 운용된다”며 “과거 비무장지대 안의 전술 개념을 ‘저지’에 두었다면 앞으로는 ‘격멸’ 쪽에도 무게를 두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또 군당국은 비무장지대 작전 때는 지뢰 피해 방지를 위해 선두조에 덧신을 신고 무게 8㎏의 지뢰탐지기를 휴대하도록 지침을 변경했고, 비무장지대의 모든 수색로 일대에서 지뢰 확인 작업을 할 계획이다.
한편, 김민석 대변인은 미국 스텔스기가 17일부터 실시되는 한-미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에 참여한다는 보도와 관련해선 “현재 그런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부인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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