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전시상태’ 전력배치 계속
잠수함 50여척 감시망에서 사라져
전방 포병부대 평소 2배이상 전개
잠수함 50여척 감시망에서 사라져
전방 포병부대 평소 2배이상 전개
북한이 24일 특수부대원 기습침투용 공기부양정을 전방으로 배치한 사실이 포착되는 등 북한군의 전력 전진배치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군 당국자는 이날 “북한군이 준전시상태 선포 이후 평안북도 철산군 기지에 있던 공기부양정 10여척을 남쪽으로 전진배치했다”고 말했다. 공기부양정은 특수부대원을 싣고 기습침투 작전을 수행하는 선박으로, 북한군의 핵심 해상침투전력이다. 북한은 이번에 길이 21m로 최대 속력 시속 74~96㎞인 ‘공방Ⅱ’(35t급)와 길이 18m로 최대 속력 시속 96㎞인 ‘공방Ⅲ’(20t급) 등 두 종류의 공기부양정을 전진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공기부양정이 전진배치된 위치는 ‘군사기밀’을 이유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북쪽으로 60㎞ 떨어진 고암포 기지로 전진배치됐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선 “그렇게 바짝 남쪽으로 내려온 것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앞서 군당국은 잠수함 전력의 70%인 50여척이 감시망에서 사라진 사실을 포착한 바 있다. 이번에 북한이 공기부양정도 전진배치한 것이 확인되면서, 군 당국은 북방한계선 인근 서해 5도 및 서해 연안에 대한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북한군은 육상에서도 이미 전방지역의 포병부대를 평소보다 2배 이상 전개했고, 일부 특수부대 요원들을 대북 확성기 방송 타격을 위해 전방으로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준전시상태를 선포한 이후 침투전력 등의 움직임이 활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공군 쪽에서는 전투기 등을 격납고인 ‘이글루’로 옮기고 일부는 비행기지를 바꿔 전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이처럼 남북 고위급 접촉을 진행하면서도 군사적 행동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은 지난 21일 선포된 ‘준전시상태’의 매뉴얼에 따른 활동인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자는 “북한군이 당연히 준전시상태 때 적용되는 군사적 대응 매뉴얼을 갖고 있을 것이다. 최근 북한군의 움직임은 이에 따른 군사적 준비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당국은 북한군이 선제 군사행동에 나올 경우 강력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도발하면 정말 후회하고 가혹할 정도로 대응함으로써 북한이 감히 도발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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