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지나도록 잠잠…미국 비난만
작년엔 열흘만에 포격으로 맞서
전문가 “상황 면밀 검토중인 듯”
김정은, 인민무력부 방문 공개
“수소탄 시험은 자위적 조치” 역설
작년엔 열흘만에 포격으로 맞서
전문가 “상황 면밀 검토중인 듯”
김정은, 인민무력부 방문 공개
“수소탄 시험은 자위적 조치” 역설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사흘째인 10일, 휴전선을 중심으로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가고 있지만 북한군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 쪽의 간접적인 반응은 <노동신문> 9일치에 일부 드러났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수소탄 시험 완전 성공 경축 평양시군민연환대회’에서, 노광철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이 “수소탄 시험을 구실로 우리의 존엄을 계속 헐뜯고…천백배의 보복성전으로 쓸어버리겠다”고 말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기남 노동당 비서는 이 자리에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은 심리전 방송을 재개한다, 전략핵폭격비행대를 끌어들인다 하며 정세를 전쟁 접경에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비난하면 보복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드러냈지만, 위협 대상으로 미국을 언급했을 뿐 ‘남조선’은 입에 올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지난해 확성기 방송 재개 때 상황을 면밀히 재검토하며 대응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지난해 8월 지뢰 폭발 사건 이후 남쪽이 11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을 때, 북한은 사흘 만에 전선서부지구사령부 명의로 “군사적 도발 행위”라고 반발했고, 방송 재개 열흘 만에 포격으로 대응했다.
4차 핵실험 뒤 북쪽이 외부에 공개한 김정은 제1비서의 첫 방문지가 인민무력부라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노동신문>은 김 제1비서가 인민무력부를 ‘축하방문’해 “수소탄 시험은 자위적 조치”이며 “주권국가의 합법적 권리”이고 “누구도 시비할 수 없는 정정당당한 것”이라고 ‘강령적 연설’에서 말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인민무력부는 국방위원회 산하의 군사집행기구로 우리의 국방부에 해당한다. 김 제1비서는 “인민군대에서 자강력제일주의라는 구호를 높이 들”라며 국방력 강화와 경제강국 건설, 인민생활 향상을 강조했다.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핵실험 이후 대결적 상황에서 ‘선군’을 이어가는 측면도 있고 무엇보다 자강력제일주의를 상징하는 대표적 집단으로 군을 내세우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풀이했다.
북한은 ‘추가 핵실험’을 위협하기도 했다. 장철 국가과학원장은 평양시군민연환대회 축하연설에서 “지리적 조건의 제한이 없고 령토만 넓다면 미국 땅 전체를 일시에 없애버릴 몇백 kt급, Mt급 수소탄까지 연거퍼 터뜨릴 기세에 충만되어 있다. 원쑤들이 우리의 과학자, 기술자들이 달성한 성과에 흠집을 낼수록 또다른 형태의 수소탄 폭음으로 철추를 내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해 5월에 이어 새로운 잠수함발사미사일(SLBM) 사출 시험 영상도 공개했다. <조선중앙텔레비전>은 8일 저녁, 김 제1비서가 지켜보는 가운데 잠수함발사미사일이 수면과 거의 직각으로 솟아올라 바다 위 30~40m 상공에서 굉음을 내며 점화되는 장면을 방영했다. 군 당국은 높아진 사출 각도를 들어 지난해 5월보다 기술 진보가 이뤄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군 당국자는 “이번에 공개된 화면에서 미사일이 하늘 높이 치솟는 장면은 과거 스커드 미사일 발사 장면을 편집해 붙인 (조작된 영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박병수 선임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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