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의 북부 대성산 안학궁 터 부근에 자리한 ‘평양민속공원’이 완공된 지 채 4년만에 해체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이에 앞선 14일 <연합뉴스> 등 한국 언론도 ‘북한 사정에 정통한 대북 소식통’ 등을 인용해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도쿄신문>은 15일 북한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평양의 ‘평양민속공원’의 해체 공사가 지난 5월3일 시작돼 “현재 공원에서 화약을 통해 시설을 폭파해 주변에 폭발음이 들리고 있다. 향후 이 터에 뉴타운이 건설될 것이라는 정보도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이번 해체 작업의 이유에 대해 “(이 시설이)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주도 아래 정비 됐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민속공원이 있는 한 장성택을 생각한다’며 해체를 지시했다”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신문에 “장성택에 대해 갖는 커다란 증오심을 보여주는 것인지, 고모부를 처형했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이유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고, 또 다른 소식통은 “많은 돈을 투자한 시설을 안이하게 해체하는 명령을 내리는데에서 김 위원장의 단락적(신중하지 못하고 짧은)인 사고가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평양민속공원은 2008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조선의 역사와 민족성을 후세에 전하기 위한 시설이 필요하다”고 건설을 지시해 2012년 9월 완공된 바 있다. 30만평 정도의 드넓은 부지 안에 북한이 생각하는 우리 민족의 고대부터 현재까지 역사의 흐름을 보여주는 유적과 건축물 모형 등이 건설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공원 완공 직전 김정은 위원장은 부인 이설주와 장성택,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당시 직함) 등을 대동한 채 이 시설을 시찰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당시 “완공된 이곳을 돌아보니 장군님(김정일)에 대한 생각이 간절하다. 건설을 몸소 발기하신 장군님을 모시고 왔더라면 얼마나 기뻐하시고 좋아하셨겠는가”라고 말했다고 당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이 민속공원이 개장된 직후 현지 취재를 진행했던 <조선신보>는 “박물관에는 원시사회로부터 근대에 이르는 반만년의 민족사, 당대의 풍습과 문화를 보여주는 유물과 사료들이 전시돼 있다. 박물관 강사의 ‘개괄 강의’를 들으며 관내를 돌아보려면 3시간 이상 걸린다”고 보도한 바 있다. <도쿄신문>은 <조선중앙통신> 등을 인용해 이후 3년 동안 이 공원을 찾은 관람객 수가 117만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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