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안수 공동위원장 인터뷰
“이재복 공동위원장 ‘외부 개입’ 발언 본뜻과 다르다
마이크 잡은 사람은 모두 성주군민
생존권 달린 문제 일방결정 반대하는 게 님비인가”
“이재복 공동위원장 ‘외부 개입’ 발언 본뜻과 다르다
마이크 잡은 사람은 모두 성주군민
생존권 달린 문제 일방결정 반대하는 게 님비인가”
황교안 국무총리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 예정지인 경북 성주에 지난 15일 갔다가 계란·물병 세례를 맞은 일로 사드 반대 집회에 외부세력 개입 논란이 제기되는 데 대해 김안수 ‘성주 사드배치 저지 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조금의 불상사가 난 일을 중앙언론이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17일 저녁 성주군청에서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 도중 <한겨레> 기자와 만나 “이재복 공동위원장이 언론에 말한 내용(외부세력 개입)은 진의가 다르다”면서 당시 집회를 외부세력이 주도하지 않았다고 했다. 언론에서 사드 반대를 지역 이기주의로 모는 것에도 분노했다.
‘성주 사드배치 저지 투쟁위원회’는 4명의 공동위원장이 이끌고 있으며, 그 중 한 명인 이재복 공동위원장(전 성주군의회 의장)은 17일 기자들에게 “(15일) 폭력사태엔 외부인이 개입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외부인’은 ‘성주군민이더라도 투쟁 기구에는 속하지 않은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며, 15일 마찰 상황을 성주지역 이외의 사람들이 적극 주도한 것도 아니라는 게 김안수 공동위원장의 주장이다. 투쟁위 성명에서도 “일부 언론에서 말하는 외부세력은 확인할 수도 없으며 알 수도 없다”고 했다.
다음은 김안수 공동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이재복 공동위원장의 ‘외부세력 개입’ 발언 진의는?
“(이 위원장) 말을 들어보니 ‘성주 사람이 돌 던졌다’고 하면 다칠까봐 그런 변명을 했다고 한다. 어쨌든 그 부분은 우리(투쟁위) 공식 얘기가 아니다. ‘외부세력’이라는 말도 본인이 얼굴을 모르니까 ‘비대위 뜻이 아닌 외부세력’이라는 말도 같이 표현돼 있다고 한다. 성주지역에 사는 (비대위 외의) 다른 사람이란 건데 결국은 성주사람이다. 물론 외부인이 몇 명은 왔겠지만 주된 건 아니다.” (이재복 위원장에게 발언의 뜻을 묻기 위해 전화를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애초 성주 사드 배치와 관련해 성주군 각계 대표들이 참여한 ‘범군민 비상대책위원회’가 있었으나, 이 기구는 황 총리의 성주 방문 직후인 16일 ‘성주 사드배치 저지 투쟁위원회’로 개편했다.)
-외부인이 마이크 잡고 발언한 것은 사실인가?
“100% 우리(성주) 사람이다.”
-당시 충돌 상황은 어떻게 발생한 것인가?
“정부 발표 불과 이틀 뒤라 비대위가 정상적으로 구성돼 있지 않았다. 통제력이 없었다. 당시 돌출행동을 예상 못했다. 총리도 설명하러 온 건 잘못이다. 우리 말을 들으러 왔어야 했다. 비대위는 국무총리가 나라를 대표하는 분이니 나가게 해드리자고 하면서 협상을 했다. 총리가 6시간 병력 없이 기다린 건 나름 고맙게 생각한다. 어쨌든 경찰이 공교롭게도 나가려고 하는 직전에 투입됐다.”
-총리 경호가 허술했다는 말도 나온다.
“총리 온다고 하는데 (사전에) 사복 경찰만 몇 있었다. 폴리스라인도 없었다. 공식적으로 할 얘기는 아니지만 혹자들은 우리가 (충돌을 유발하려는) 트릭에 말렸다고도 한다.”
-경찰이 폭력행위자들을 수사한다고 한다.
“언론에서 ‘색출한다’는 표현을 쓰는데, 보통 조직적 범죄자들을 색출한다고 말한다. 당시는 우발적인 상황이었고, 우리도 다친 사람이 많다. 그런 부분에 대해 행정소송도 준비하고 있다.”
-언론에 가장 불만인 건 무엇인가?
“님비(NIMBY·혐오시설 기피)라고 말하는 부분이다. 여론조사에서 사드 한반도 배치 찬성·반대가 50% 대 32%로 나왔다는 부분은 정말 안타깝다. 지금 국민들도 사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성주군민도 이해가 부족하다. 민주주의의 꽃은 결론보다 과정 아닌가. 갑론을박 하면서 싸우다 유해성이 (없다고) 검증되면 수용하는 지역이 나올 수도 있지 않나. 공청회 한번 한 하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건 우리를 무시하는 처사다. 님비라는 것은 혐오시설을 막는 걸 말하는데, 사드는 우리 목숨, 생존권 문제다. 이걸 어떻게 지역이기주의라고 할 수 있나. 그리고 자기 지역에 사드가 오지 않았다고 해서 속으로 쾌재를 부르는 사람들이야말로 암묵의 님비주의자들이다.”
성주/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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