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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박 대통령 “북핵 위협 제거되면 사드 필요성도 없어질 것”

등록 2016-09-02 20:11수정 2016-09-02 22:19

[러시아 국영통신사 서면인터뷰]
‘조건부 사드 배치론’ 첫 언급
“러와 사드 관련 긴밀소통”
푸틴·시진핑, 톤 조절해도
사드 반대 입장 변화 없을 듯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에 도착해  환영을 받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에 도착해 환영을 받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사드가 제3국을 목표로 할 이유도 없고 실익도 없으며, 그렇게 할 어떠한 의도와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며 “북한의 핵 위협이 제거되면 자연스럽게 사드 배치의 필요성도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는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북한의 핵·미사일이 사라지면 사드 배치도 불필요하다는 이른바 ‘조건부 사드 배치론’을 밝힌 것이다. 박 대통령이 직접 이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러시아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현지 국영 통신사인 <로시야 시보드냐>와 미리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는 나날이 고조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우리의 국가적 안위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내린 자위적 방어조처”라며 이렇게 말했다. 박 대통령은 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한 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한-러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다. 지난 7월 사드 배치 발표 이후, 러시아는 미사일 부대를 극동지역에 배치할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강력히 반발해왔다. 박 대통령은 “(사드 관련) 우리의 기본 입장을 러시아 쪽에 충실히 설명해 오고 있으며, 러시아 쪽에서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앞으로도 계속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협력 방안과 관련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가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것은 물론 극동지역 개발을 포함한 양국 협력에도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며 “북한 문제에 대해 푸틴 대통령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북핵 해결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북핵이 없으면 사드도 필요없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은 정부의 기존 태도에서 달라진 건 없다.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이 7월13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밝힌 내용이며, 그보다 앞선 2월 미-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에게 직접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지면 사드를 배치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러시아·중국과의 연쇄 정상회담을 앞두고 박 대통령이 직접 발언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3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3~4일)가 열리는 중국 항저우로 이동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난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이번 순방에서 주변 강국의 정상들에게 사드 한반도 배치의 필요성을 직접 설명하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읽힌다. 박 대통령이 중국·러시아 정상과 연쇄 회동을 하는 것은 지난 2월 사드 배치 문제가 공식화한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러시아·중국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사드 갈등의 해법이 마련될지는 의문이다. 주장환 한신대 교수는 “서로 내놓을 카드가 한정돼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돌파구를 찾긴 쉽지 않은 상황 같다”고 말했다. 실제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의 언론 인터뷰 내용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미국의 한국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 이는 지역의 전략적 균형에 손해를 끼치는 일이며 중국의 전략적 이익에 손해를 주는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블라디보스토크/최혜정 기자, 박병수 선임기자,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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