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성주 평가작업 완료…가장 적합”
국방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를 새로 배치할 지역으로 사실상 롯데 성주 골프장을 선정하고 이달말 공식 발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당국자는 7일 “사드 배치 후보지들에 대한 평가 작업이 사실상 완료돼, 추석 연휴 뒤 그 다음주쯤 평가 결과를 공식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사드 배치지역은 그동안 성주 지역내 후보지 3곳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성주군 초전면 롯데 스카이힐 성주 컨트리클럽(골프장)이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가 내려졌다”고 말했다. 해발 680m에 위치한 롯데 스카이힐 성주 컨트리클럽은 성주군청에서 북서쪽으로 15.2㎞ 떨어져 있어 성주군내 사드 레이더 전자파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곳이다.
그러나 이웃한 김천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롯데 골프장에서 북쪽으로 7㎞ 남짓한 곳에 5120가구 1만4000여명이 거주하는 김천 혁신도시가 있고, 5.5㎞ 반경 안에는 김천시 남면과 농소면 등에 1000가구 2100여명이 살고 있다. 김천 주민들은 롯데 골프장이 유력한 사드 배치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곧바로 반대 집회를 여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김천 주민 대표단이 직접 서울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찾아가 “사드의 롯데 골프장 배치에 반대한다”는 의사도 전달했다.
국방부는 이달말 공식 발표 때 롯데 골프장 선정 과정과 배경, 불가피성 등을 설명하며 이해를 구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현재 관련 부서에서 김천 현지 주민들을 설득할 논리 등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롯데 골프장 부지를 어떻게 확보할지를 놓고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골프장은 모두 178만㎡ 규모다. 국토교통부의 개별공시지가(2016년 5월31일 공시)가 1㎡ 당 4만6500원이니, 모두 828억원 남짓된다. 애초 사드 배치지역으로 선정됐던 성산포대의 부지 면적(11만6584㎡)만큼만 매입하는 방안도 있다. 이 경우엔 공시지가로 54억원 정도 된다. 그러나 골프장 일부 부지에 사드가 배치되면 남은 골프장의 가치도 떨어지기 때문에 분할 매각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또 골프장 부지에 있는 건물이나 시설물, 기타 투자비용에 대한 보상 등을 감안하면 실제 매입 가격은 이보다 훨씬 더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는 골프장 매각과 관련해 롯데 쪽의 협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매입할 경우 국가 재정이 투입되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국회의 심의 대상이 된다는 점이 국방부로서는 부담이다. 헌법 60조는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에 대해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방부는 그동안 “한·미간 사드 배치 합의는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할 사안”이라는 야당의 주장에 “군 소유의 성산포대에 사드를 배치하면 국가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거부해 왔다. 그러나 성산포대를 포기하고 롯데 골프장을 매입하게 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국방부가 롯데 골프장 매입 비용은 헌법 60조에서 규정한 “중대한 재정적 부담”이 아니라는 논리로 방패막이를 삼을 수는 있다. 그렇더라도 국가 재정의 투입은 그 자체로 국회 예산심의의 대상이기 때문에, 국회의 개입을 피할 길이 없다. 이 때문에 국방부는 국회 동의 절차를 피해가기 위해 롯데 골프장과 국방부 소유의 땅을 서로 맞바꾸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애초 경북 성주의 성산포대를 사드 배치지역으로 선정했으나, 성주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히자 지난달 22일 “성주내 제3후보지를 검토하겠다”며 사드 배치 예정지 변경을 공식화한 바 있다. 국방부는 그동안 초전면 롯데 스카이힐 성주 컨트리클럽과 금수면 염속봉산(해발 872m), 수륜면 까치산(572m) 등 3곳을 대상으로 제3후보지 선정 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당시 △작전운용성 (군사적 효율성) △주민?장비?비행 안전 △기반시설 및 체계 운용 △경계 보안 △공사 소요 및 비용 △배치 준비 기간 등 6가지 기준에 따라 제3후보지를 평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사드철회및 성주성지 수호 월불교대책위원회 교무들이 7일 오후 서울 용산 국빙부 앞에서 성주에 사드 배치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기도회를 열고 있다. 사드 배치 제3후보지로 유력한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은 원불교를 창교한 소태산 대종사의 수제자이자 평화의 성자로 추앙받는 정산 송규(1900~1962) 종사의 탄생지와 500m 거리를 두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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