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공개한 로켓엔진 적용 가능성
38노스, 사거리 4500㎞로 평가
원산에서 쏘면 괌 타격전
유엔안보리 오늘 긴급회의 소집
미 유엔대사 “제재 등 무엇이든 할 것”
38노스, 사거리 4500㎞로 평가
원산에서 쏘면 괌 타격전
유엔안보리 오늘 긴급회의 소집
미 유엔대사 “제재 등 무엇이든 할 것”
북한이 14일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새로 개발한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이라고 하루 만에 공개했다. 처음으로 고도 2000㎞ 이상 비행한 화성-12형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의 징검다리 구실을 하는 미사일로 평가된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15일 일제히 “과학자, 기술자들이 14일 새로 개발한 지상대지상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미사일 발사 장면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현지 지도 사진 등도 함께 내보냈다. 북한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미사일은 이날 새벽 4시58분(서울시각으로는 5시28분) 발사돼, 고도 2111.5㎞까지 솟아오른 뒤 787㎞ 떨어진 동해상에 떨어졌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의 성능이나 특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발사에서 가압체계 등의 기술적 특성이 확증됐다고 밝힌 점으로 미뤄 액체연료 미사일일 것으로 추정된다. 가압체계는 액체연료를 뿌려주는 구실을 한다. 또 공개된 사진의 미사일 동체의 모양으로 보아 1단 로켓으로 보인다.
화성-12형은 기존의 스커드나 무수단 미사일과 다른 새로운 엔진을 적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지난 3월18일 “새형의 대출력 발동기 지상분출 시험”에 성공했다고 공개한 적이 있다. 이때 개발된 로켓 엔진이 이번 화성-12형에 채택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미사일의 성능은 무수단 미사일을 능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장거리미사일(IRBM)은 통상 사거리 3000~5500㎞의 탄도미사일을 가리킨다. 북한은 무수단도 중장거리미사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무수단의 명칭이 화성-10형인 반면, 이번 미사일은 화성-12형이다. 북한이 단거리부터 장거리 미사일 차례로 번호를 매겨온 관례를 고려하면, 이번 미사일은 무수단과 KN-08(화성-13형), KN-14(화성-14형)의 중간쯤 되는 사거리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 존 실링은 이날 북한 전문매체 <38노스> 기고에서 화성-12형 미사일의 사거리를 무수단(추정 사거리 3000㎞)보다 긴 4500㎞일 것으로 평가했다. 이 정도면 원산에서 3400㎞ 떨어진 괌은 타격권에 들어가지만, 5000㎞가 넘는 알래스카나 7000㎞ 남짓한 하와이엔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이 미사일이 다단 로켓으로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미국 본토도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로 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이 “표준화된 핵탄두뿐 아니라 대형중량 핵탄두도 장착할 수 있다”며 이번 발사에서 “핵탄두 폭발 체계의 동작 정확성을 확증했다”고도 주장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16일(현지시각) 오후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번 긴급회의는 한국, 미국, 일본이 소집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올해 들어 다섯차례 언론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14일(현지시각) 미국 <에이비시>(ABC) 방송의 ‘디스 위크’ 프로그램에 나와 “(안보리에서) 언론성명이든 제재(결의)든 미국은 무엇이든 계속할 것”이라며 “석유든 에너지든 우리가 할 수 있는 제재가 많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헤일리 대사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만날 수 있는 상황을 묻는 질문에 “미사일 시험을 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마주 앉을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은 (트럼프와) 만나서 원하는 모든 조건을 얘기할 수 있다”며 “그러나 우리 조건을 충족할 때까지는 마주 앉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suh@hani.co.kr
북한이 14일 신형 지상대지상 중장거리 미사일 ‘화성-12형’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사진은 지상에서 발사된 직후 공중으로 솟아오르는 화성-12의 모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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