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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귀순 북한군’ 총상 수술한 이국종 교수 “생명엔 지장 없어”

등록 2017-11-13 22:11수정 2017-11-22 13:53

13일 판문점 북한군 초소서
남쪽 ‘자유의집’으로 넘어오다
북이 쏜 총에 맞아 쓰러져
경계병들 다가가 안전장소로
이국종 아주대병원 센터장. 수원/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이국종 아주대병원 센터장. 수원/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하급 전사로 추정되는 북한군 1명이 13일 오후 총격을 받으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남으로 넘어왔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군 1명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지역 북측 판문각 전방에 위치한 북한군 초소에서 ‘자유의 집’ 방향으로 귀순했다”며 “이 병사는 귀순 과정에서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팔꿈치와 어깨 등에 부상을 입어 유엔사 헬기를 이용해 후방으로 긴급 후송했다”고 밝혔다. 이 병사는 경기도 수원의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로 이송돼 센터장인 이국종 교수의 치료를 받았다. 이 교수는 ‘아덴만 여명 작전’ 당시 해적에 의해 온몸에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을 살려낸 외상치료 전문가다. 이 병사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완쾌 여부는 치료 경과를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수술을 더 이어가면 환자가 체력적으로 버틸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해 이날 수술을 마친 것”이라며 “환자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앞으로 2차, 3차 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 군 초소 경계병들은 이날 오후 3시31분께 북한 쪽 초소에서 여러 발의 총성이 울리자 비상 체제에 돌입했으며, 북한 병사가 넘어와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50m 떨어진 공터에 쓰러지는 상황까지 관찰했다고 한다. 우리 경계병들은 이 병사에게 포복 등 낮은 자세로 접근해 오후 3시56분께 자유의 집 뒤편 안전한 장소로 끌고 왔다. 군당국자는 “우리 경계병들이 이 북한 병사를 데려오는 동안 북한군 쪽에서 아무 반응이 없었다. 남북간 교전이 없었다”고 말했다.

북한군 병사는 귀순 당시 북한 하급 전사 군복을 입고 있었으며 비무장 상태였다. 군당국은 이 병사에 대한 치료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름·계급 등 신원과 남쪽으로 넘어오게 된 동기·경위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 병사는 북한군 초소에서 뛰어나온 것으로 추정되지만, 군 관계자는 “현장 상황을 담은 시시티브이(CCTV)와 본인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서 남으로 내려오는 사례는 해마다 발생하지만,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통해 월남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1967년 3월 북한 <조선중앙통신> 부사장이던 이수근이 남북 군사정전위원회 취재차 판문점에 왔다가 북한 경비병의 총격을 뚫고 남쪽으로 넘어온 적이 있다. 또 1998년 2월엔 북한군 변용관 상위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으로 귀순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2007년 9월에도 북한군 병사가 판문점으로 넘어온 적이 있으나 언론에 공개되진 않았다”며 “판문점을 통한 귀순은 10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연합뉴스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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