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
당국대화·군사적 긴장완화 제안
“여야·단체 등 그 누구와도 대화”
대미 억제력 과시
핵무력 강조 동시에 “공동 노력”
한·미훈련 연기땐 도발중지 시사
북 정권 70돌 과제 강조
새해엔 자립경제 집중 뜻 밝혀
대북제재 속 어려움 직면 드러내
당국대화·군사적 긴장완화 제안
“여야·단체 등 그 누구와도 대화”
대미 억제력 과시
핵무력 강조 동시에 “공동 노력”
한·미훈련 연기땐 도발중지 시사
북 정권 70돌 과제 강조
새해엔 자립경제 집중 뜻 밝혀
대북제재 속 어려움 직면 드러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1일 신년사에서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 전면 복원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반면 미국을 겨냥해선 ‘선제공격’할 뜻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핵단추’를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국가 핵무력 완성’에 대한 자신감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한편, 향후 남북관계를 축으로 대화 국면을 주도해나가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 평창올림픽 계기, 남북관계 전면 복원 가능성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평양시각 9시)께 <조선중앙텔레비전>을 통해 발표한 육성 신년사에서 “새해는 우리 인민이 공화국 창건 70돌을 대경사로 기념하게 되고, 남조선에서는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가 열리는 것으로 하여 북과 남에 다 같이 의의 있는 해”라며 “동결상태에 있는 북남관계를 개선하여 뜻깊은 올해를 민족사에 특기할 사변적인 해로 빛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위원장은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 △남북 당국 회담 △군사적 긴장상태 완화 공동 노력 △전면적인 남북 교류 복원 등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북과 남이 마주 앉아 우리 민족끼리 북남관계 개선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그 출로를 과감하게 열어 나가야 할 때”라고 했다. 특히 “남조선의 집권여당은 물론 야당들, 각계각층 단체들과 개별적 인사들을 포함하여 그 누구에게도 대화와 접촉, 래왕의 길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말해, 남북 소통 창구를 전면적으로 개방할 뜻을 밝혔다.
이를 두고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한반도 정세에서 지난 10년 동안 사라졌던 ‘당사자’가 귀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김 위원장이 대외관계에서 남북관계를 가장 비중있게 다룬 것은, 남북관계를 징검다리로 북-미를 비롯한 대외관계를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라고 짚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선 남북대화 제의 등 구체적인 내용을 내놓지 않았다.
■ 대미 억제력 과시…긴장 완화 ‘공동 노력’ 강조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핵무기를 ‘평화수호의 강력한 보검’이라고 규정하고, “핵무기 연구 부문과 로케트 공업 부문에서는 이미 그 위력과 신뢰성이 확고히 담보된 핵탄두들과 탄도로케트들을 대량생산해 실전배치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무력의 ‘질량적 강화’와 실전배치는 추진하되, 추가적인 핵·미사일 실험은 당분간 중단할 수 있음을 내비친 셈이다.
김 위원장은 이어 “북과 남은 정세를 격화시키는 일을 더이상 하지 말아야 하며,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 노력’을 언급한 것은 한-미 연례 군사훈련이 연기될 경우, 북한도 핵·미사일 도발을 멈출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은 지난 11월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시험발사 이후 핵·미사일 시험을 멈췄다. 이 상태가 ‘올림픽 휴전’ 기간인 3월 말까지 이어진다면, 그간 중국과 러시아가 한반도 위기 해법으로 제시해온 이른바 ‘쌍중단’이 넉달여 잠정적으로 이뤄진다. 한반도 위기를 대화 국면으로 전환시킬 ‘기회의 창’이 열릴 수 있다는 얘기다.
■ 북 정권 수립 70돌, 자립경제 강조 김 위원장은 “올해 중심과업은 인민경제의 자립성과 주체성을 강화하고 인민생활을 개선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는 북한이 정권 수립 70돌을 맞게 돼, 집권 7년차로 접어든 김 위원장으로서도 경제와 민생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놓아야 할 처지다. 김 위원장은 ‘자립경제’를 앞세웠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속에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경공업 공장들이 설비와 생산공정을 노력절약형, 전기절약형으로 개조하고, 국내 원료와 자재로 다양하고 질 좋은 소비품들을 더욱 많이 생산 공급하며, 도·시·군들에서 자체의 원료 원천에 의거해 지방경제를 특색있게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오전 평양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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