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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문 대통령, 김정은 ‘방북’ 초청에 “여건 만들자”

등록 2018-02-10 17:48수정 2018-02-10 20:16

김여정, 문 대통령에 김정은 위원장 친서 전달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편하신 시간에 방북”
북 정부 대표성 강조위해 ‘국무위원장’ 명의 사용

문 대통령 “남북관계 발전 위해 북미 대화 필요”
역대 남북정상회담도 북-미 대화 무르익어 가능
전문가 “북이 비핵화 협상 메시지 내놔야” 강조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평양을 방문해달라고 공식 초청했다. 사실상 제3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한 셈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도, ‘넘어야 할 산’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북쪽 고위급대표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 대표단원의 일원으로 참석한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친서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청와대 쪽 설명을 종합하면, 김 위원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 명의로 서한을 작성했다. 북한 ‘정부’를 대표해 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서한을 통해 김여정 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남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오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명균 통일부 장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문 대통령,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남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오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명균 통일부 장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문 대통령,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김여정 특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친서를 전달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 편하신 시간에 북을 방문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구두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키자”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방북 정상회담 제안을 일단 받아들이는 한편, 이를 위해 필요한 조건과 환경을 남북이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셈이다.

앞선 두차례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된 배경을 짚어보면, 문 대통령이 언급한 ‘여건’이 무엇인지 분명해진다. 지난 2000년 6월15일 열린 제1차 남북정상회담은 1999년 5월 빌 클린턴 당시 미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한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이 중심이 된 이른바 ‘페리 프로세스’가 진행 중이었기에 가능했다. 2007년 10월4일 열린 제2차 남북정상회담도 같은 해 2월 열린 6자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을 담은 2.13합의가 나오면서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접견에서 “북한 대표단의 방한으로 평창올림픽이 평화 올림픽이 되고, 한반도 긴장완하와 평화정착 및 남북관계를 개선시켜 나가는 계기가 됐다.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도 북미 간의 조기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를 방문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접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를 방문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접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남북관계의 진전이 없으면 북미관계의 진전도 있을 수 없다. 역으로 북미관계의 진전이 없는 상황에선 남북관계의 진전도 지속 가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정부 당국자는 “한-미관계와 남북관계, 북-미관계는 솥단지를 떠받치고 있는 세 축과 같다. 어느 한쪽이 무너지면, 솥단지는 뒤집히고 만나”고 표현했다.

문제는 미국 쪽 태도다. 방한 중인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9일 오후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앞서 열린 환영 리셉션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이에 앞서 펜스 부통령은 경기 평택 해군2함대를 방문해 전시 중인 천안함을 둘러본 뒤 탈북민과 면담을 하기도 했다. 이른바 ‘최대의 압박’ 기조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미가 올림픽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연합 군사훈련을 연기한 것에 대해 북은 아직도 답을 하지 않고 있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해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협상을 할 수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북쪽이 내놔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인환 기자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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