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외신기자 편
22일 고려항공 전세기 탄 외신기자들
날씨 사정상 원산 호텔·프레스센터 대기중
한국 기자들도 조만간 풍계리 취재 합류
22일 고려항공 전세기 탄 외신기자들
날씨 사정상 원산 호텔·프레스센터 대기중
한국 기자들도 조만간 풍계리 취재 합류
《23일 이 시각 현재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에 파견된 기자들이 트위터에 올린 생생한 ‘취재일기’를 모아 전해드립니다.》
북한은 지난 4월20일 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 3차 전원회의를 열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결정했습니다. 당시 북한은 전원회의 결과를 발표하며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핵개발의 전 공정이 과학적으로, 순차적으로 다 진행되였고 운반타격수단들의 개발사업 역시 과학적으로 진행되여 핵무기병기화완결이 검증된 조건에서 이제는 우리에게 그 어떤 핵시험과 중장거리,대륙간탄도로케트시험발사도 필요없게 되였으며 이에 따라 북부핵시험장도 자기의 사명을 끝마치였다고 말씀하시였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부핵시험장’은 곧 풍계리 핵실험장으로, 북한이 핵실험을 6차례 진행한 곳입니다.
북한은 핵실험장 폐기 현장에 전세계 5개국 기자들을 초대했습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의 기자들을 현장에 불러 취재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22일 오전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기자들은 베이징에서 고려항공 전세기를 타고 원산에 도착했습니다. 한국 기자들은 이때까지도 북한이 취재명단 접수를 거부하는 바람에 다른 나라 기자들과 함께 비행기에 오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23일 오전 북한이 전격적으로 한국 기자들의 명단을 접수하면서 한국 기자들도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취재에 합류할 수 있게 됐습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는 23∼25일 중 알맞은 날씨에 이뤄질 예정입니다. 일단 23일 현재 취재진은 원산의 호텔과 프레스센터에서 대기하다 특급열차를 타고 12시간 이동한 뒤, 버스로 4시간, 도보로 1∼2시간 정도 걸어 풍계리 핵실험장에 도착하게 될 것으로 전해집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취재에 합류한 영국 <스카이뉴스> 톰 체셔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실시간으로 취재 상황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는 북한 원산 공항에 도착해 “새로 지어졌다. 엄청나게 조용하다”라고 평했습니다. 원산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야심차게 개발하고 있는 경제특구 5곳 가운데 한 곳입니다. 원산은 금강산과 함께 관광특구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원산공항에 도착한 취재진은 프레스센터와 숙소가 마련된 원산의 갈마호텔로 이동했습니다. 톰 체셔 <스카이뉴스> 기자는 호텔의 복도를 촬영한 사진을 올리며 “새 페인트 냄새가 압도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취재진은 숙소에 도착해 점심 식사를 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풍계리 취재진 가운데 한 명인 영국 <스카이뉴스> 마이클 그린필드 기자는 점심식사 메뉴로 나온 ‘자라튀김’ 사진을 찍어서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이날 점심은 뷔페식으로, 자라튀김 외에 상어 지느러미 스프 등이 준비됐다고 전해집니다.
취재진은 원산에 도착한 다음날인 23일 미국 <시엔엔>()의 윌 리플리 기자는 원산의 아침 풍경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그는 “원산 날씨는 개었다. 그렇지만 아직도 우리가 풍계리 핵실험장으로 가는 20시간의 여정을 언제 시작할 지 소식이 없다. 북-미 정상회담이 아마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포함해 모든 것이 불투명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윌 리플리 기자의 발언은 22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한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의 물음에 답하며 “6월12일에 (북-미) 회담이 열리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북-미)가 회담을 할 좋은 기회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회담이 예정대로 열릴 지에 대한 우려를 표했지만, 여전히 회담 성사 가능성을 낙관한 것입니다.
한편 윌 리플리 기자는 원산에서 이틀째인 23일 오전 숙소 풍경과 취재 상황을 담은 사진을 트위터에 띄우며 “우리(취재진)와 북한 정부 관계자가 이 새롭게 단장한 원산 럭셔리 리조트의 유일한 손님이다”라고 전했습니다.
23일 오전 톰 체셔 <스카이뉴스> 기자는 새로운 소식을 하나 전했습니다. 바로 한국 기자들의 이름표가 프레스 센터에 놓여졌다는 사실인데요. 실제로 북한이 풍계리 취재를 위한 한국 기자들의 명단을 전격 접수하면서, 한국 취재진도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에 합류할 수 있게 됐습니다. 체셔 기자는 “우리는 여전히 (풍계리로) 떠나기에 날씨가 너무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여기 기상예보가 있다. (영상 15도, 맑음이라고 나와 있음) 우리를 기다리게 하는 건 어쩌면 한국 기자들의 도착일지 모르겠다. 그들이 초대받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한국 취재진의) 이름표가 프레스 센터에 새로 놓여졌다”고 트위터에 전했습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22일 4개국 취재진이 이용한 고려항공 전세기. 영국 <스카이뉴스> 톰 체셔 기자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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