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북쪽 지역으로 넘어가(왼쪽 사진) 다시 악수한 뒤(가운데 사진) 함께 남쪽으로 넘어오고 있다. 판문점/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0일 판문점 만남은 지난해 4월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 첫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북-미 정상은 판문점 남북 정상이 그랬던 것처럼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만나 악수한 뒤 북쪽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남쪽으로 내려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유의 집’ 앞에서 두 정상을 기다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4월 27일 오전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를 나눈 뒤, 손을 맞잡고 북쪽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남쪽으로 넘어오고 있다. 판문점/한국공동사진기자단
남북한과 미국 정상이 만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은 한반도 냉전과 평화가 교차하는 곳이다. 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된 곳이자 4·27 남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출발한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무기와 초소를 철수함으로써 비무장화가 이뤄졌다. 비무장화 뒤 자유왕래까지 합의했으나 남북과 유엔사가 공동근무 수칙을 마무리짓지 못해 이행이 늦어지고 있다.
북-미 정상이 악수한 군사분계선은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T2)과 소회의실(T3)로 사용되는 파란색 조립식 건물 사이에 있다. 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 체결 이후 그해 10월 세워졌다. 66년째 사용될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했기에 ‘임시’(Temporary)라는 글자가 붙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 자유의 집 앞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판문점/김정효 기자
북-미 정상이 대화한 ‘자유의 집’은 남북회담 시설로 만들어졌다.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북쪽의 ‘판문각’과 마주보고 있다. 남북회담 장소에서 북-미 정상이 만났다는 점도 흥미롭다. 4·27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던 ‘평화의 집’은 자유의 집 뒤쪽에 있고, 5·26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던 통일각은 판문각 뒤쪽에 있다.
문 대통령와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공동경비구역 경비부대인 ‘캠프 보니파스’ 북쪽 최북단 ‘오울렛 초소’를 방문했다.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대통령도 이곳을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1월 방한 당시 헬기를 타고 이곳을 방문하려다 기상 악화로 발길을 돌린 적 있다. 캠프 보니파스는 비무장지대에서 남쪽으로 400m 떨어져 있다.
유강문 선임기자,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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