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마크 에스퍼 신임 미국 국방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공동사진취재단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9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중요성과 호르무즈해협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국제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일 안보협력 차원에서 지소미아를 유지해야 하고, 한국의 호르무즈해협 파병을 희망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5면
국방부 당국자는 회담을 마친 뒤 “에스퍼 장관이 지소미아 유지가 한·미·일 안보협력에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에 정 장관은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및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가) 제외라는 경제보복 조치를 발표해 한-일 관계와 한·미·일 안보협력에 악영향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일본이 먼저 한·미·일 협력을 저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에스퍼 장관은 또 호르무즈해협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다국적 연합체 구성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국제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한국의 파병을 요청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에스퍼 장관은 머리발언에서도 “한·미 양국은 전쟁 속에서 형성된 유대관계를 갖고 있다”며 “우리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비전을 공유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우리 선박의 안전을 위한 조처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장관은 회담을 마친 뒤 발표한 공동보도문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위한 조건 충족에 있어 상당한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올해 말 열릴 예정인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를 통해 미래연합사의 기본운용능력(IOC) 검증 결과에 대한 논의를 기대했다”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나 한-미 동맹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국방장관 회담을 마친 뒤에는 청와대로 가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은 역사적 감동적 사건으로 양국 간 대화가 지속될 수 있다는 여지를 만들어줬다”며 “북-미 대화가 조기에 재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유강문 선임기자,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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