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안보대화'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국제공조'를 주제로 본회의 토론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의 국방부 차관과 일본의 전직 방위상이 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안보대화’(SDD)에서 문재인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를 둘러싸고 설전을 벌였다.
2012년 일본 방위상을 지낸 모리모토 사토시 다쿠쇼쿠대 총장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국제공조’를 주제로 열린 본회의 토론에서 “북한이 여전히 위협과 도발을 하는 상황에서 이런 결정이 내려졌다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북한은 아직도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소미아 문제와 한-일 무역분쟁은 별개라며 “미국, 한국, 일본의 삼각공조에 심각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12년 6월 이명박 정부 시절 지소미아 체결이 ‘밀실협상’ 논란 끝에 무산됐던 일을 거론하며 “지소미아는 일본과 한국의 안보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재민 국방부 차관은 “안보적 측면에서 한국을 신뢰할 수 없는 국가로 규정한 건 일본”이라며 지소미아 종료의 책임은 일본에 있다고 반박했다. 박 차관은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반발해 안보상 이유를 들어 일부 수출을 규제하는 결정을 했다”며 “안보에 대해 한국을 믿지 못하고 그런 결정을 내린 나라와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할 수 있느냐는 판단에서 지소미아를 종료하기로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차관은 지소미아의 효력이 오는 11월 하순까지는 유지된다는 점을 거론하며 “일본이 무역 규제 조치를 재검토해 철회하면 정부도 긍정적으로 재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의 사회를 맡은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보(연세대 명예특임교수)는 공방이 이어지자 “지소미아 문제는 상당히 예민한, 민감한 사안”이라고 전제하고, “(관련 논쟁이) 한반도 평화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번 세션은 한반도 갈등이 진행되는 장이 되지 않아야 한다”며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에는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의 외교·안보 당국자와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날 토론에서 북핵 6자 회담 미국 차석대표를 지낸 조지프 디트라니 미주리주립대 교수는 북한이 북-미 실무회담에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을 거론하며 “북한이 어쩌면 비핵화할 준비가 안 돼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해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디트라니 교수는 “미국은 (북한이 원하는) 제재 해제와 관련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는 것 같다”는 문 특보의 의견에 “미국은 이미 안전보장을 어느 정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유강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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