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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 동해안 일부 초소에 병력 재배치…접경지 평화 ‘위태’

등록 2020-06-17 20:59수정 2020-06-18 02:46

“금강산·개성공단 군 다시 배치”
비무장지대 재진출 행동 구체화
“연대급 부대·화력구분대 전개”
지피 복원뜻도 분명히 밝혀

접경지 군사훈련 정상적 재개 등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 소지
17일 오후 임진강 건너편에 있는 황해북도 개풍군의 북한군 초소에서 북한 병사가 소총을 들고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파주/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17일 오후 임진강 건너편에 있는 황해북도 개풍군의 북한군 초소에서 북한 병사가 소총을 들고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파주/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북한군이 17일 좀 더 구체화한 ‘비무장지대 재진출’ 계획을 공개하며 군사행동 의지를 내보임에 따라, 접경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 군당국은 당장 이날 그동안 비워뒀던 동해안 일부 초소에 병력을 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이날 ‘우리 군대는 당과 정부가 취하는 모든 대내외적 조치들을 군사적으로 철저히 담보할 것’이란 제목으로 내놓은 발표문에는, 전날 공개한 내용을 더 구체화하는 방식으로 실행 의지를 높인 게 눈에 띈다. 특히 이날 북한군이 발표한 군사행동 계획에는 2018년 9월 남북 정상회담 부속 합의서로 채택된 ‘9·19 남북군사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자칫 남북 간 군사적 관계가 2년 전 긴장이 고조된 대치 상태로 되돌아갈 공산이 커졌다. 국방부가 이날 북한군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행동에 옮기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선 것은, 이런 퇴행을 사전에 막아보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구체적 내용을 보면, 북한은 우선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단에 “이 지역 방어를 위해 연대급 부대들과 필요한 화력구분대들을 전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강산 관광지구는 과거 북한군 잠수함 기지와 가까이 있던 곳으로, 북한은 1998년 11월 남한 관광객에 금강산 지구를 개방하면서 군사 보안 우려 때문에 장전항 잠수함 기지를 다른 곳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개성공단을 개발할 당시엔 개성과 판문점 주변에 주둔하던 6사단 전 병력과 64사단 3개 대대 병력, 62포병여단의 증강된 1개 중대 병력 등을 후방지역으로 옮긴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은 이들 지역에 군부대를 다시 주둔시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도, 병력 규모에 대해선 “연대급 부대들”이란 언급 말고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연대급 부대와 함께 복귀할 ‘화력구분대’도, 전술상 필요에 따라 다양한 화기를 복합해 구성하는 북한군의 병종을 가리키는 용어여서 구체적으로 어떤 포병전력이 얼마나 다시 배치되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북한은 또 “비무장지대에서 철수했던 민경초소(지피의 북한 용어)”도 복원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철거한 지피(GP·감시초소)의 원상복구가 물리적으로 가능한지는 의문이다. 남북은 2018년 9·19 군사합의에 따라 상호 거리가 1㎞ 이내로 가까운 지피 11곳을 철거한 뒤 상호검증 절차를 거쳤다.

북한은 △서남해를 포함한 전 전선에 배치된 포병부대들의 ‘전투직일근무’ 증강 △경계근무를 ‘1호 전투근무체계’로 격상 △접경지역 군사훈련 정상적 재개 등도 밝혔다. 그러나 이 생소한 군사 용어들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는 불투명하다. 다만 접경지역 군사훈련 재개는 ‘군사분계선(MDL) 5㎞ 이내 지역에서 포병사격훈련과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전면 금지’한 9·19 군사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할 소지가 크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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