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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조성길, 자발적 한국행에 정부 신중…남북관계 파장은 제한적일 듯

등록 2020-10-07 18:55수정 2020-10-08 02:40

[뉴스분석] 북 조성길 지난해 한국행
전 이탈리아 주재 북 대리대사 임무
태영호보다 직급 낮은 ‘1등 서기관’
2년전 행방 묘연…지난해 7월 입국
북에 딸 송환돼…일체 공개행보 안해
조성길(가운데)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리대사가 2018년 3월20일(현지시각) 이탈리아 산피에트로디펠레토에서 열 린 문화 행사에서 ‘로베레토 평화의 종’을 들고 있다. 산피에트로디펠레토/AP 연합뉴스
조성길(가운데)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리대사가 2018년 3월20일(현지시각) 이탈리아 산피에트로디펠레토에서 열 린 문화 행사에서 ‘로베레토 평화의 종’을 들고 있다. 산피에트로디펠레토/AP 연합뉴스

2018년 11월 이후 행방이 묘연하던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리대사’가 지난해 7월 한국에 들어온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인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조 전 대사대리가 지난해 7월 한국에 자진해서 왔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국회 정보위 간사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6일 밤 “조성길 전 대사대리는 작년 7월 한국에 입국해서 당국이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이 되었다”고 밝혔다. 고위 외교관의 입국 사실이 공개되긴 했지만, 조 전 대리대사의 행보와 정세를 고려할 때 그의 한국행이 남북관계에 파장을 일으키기엔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조 전 대리대사의 한국행 여부에 대해 공식·비공식을 불문하고 아무런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특정 탈북민의 한국 거주 여부를 공개·공식으로 확인하지 않는 ‘원칙’의 연장선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외교부가 할 역할은 충분히 했지만 상세 내용은 답변이 곤란하다”며 “외교부가 공개적으로 확인해드릴 사안이 아니다”라고만 밝혔다.

조 전 대리대사는 귀임을 앞둔 2018년 11월10일 이탈리아 대사관을 벗어나 부인과 함께 종적을 감춘 뒤 지금껏 행방이 묘연했다. 조 전 대리대사의 직급은 ‘1등 서기관’이지만, 2017년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뒤 이탈리아 정부가 유엔 제재를 이유로 문정남 당시 대사를 추방하자 ‘대리대사’ 구실을 해왔다. 이탈리아 외교부는 조 전 대리대사의 딸이 북한으로 송환됐다고 지난해 2월 밝혔다.

여러 언론 매체는 ‘조 전 대리대사의 한국행’을 두고 “황장엽 이후 최고위급 망명”이라거나 “남북관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대형 사건”이라고 보도하지만, 사실관계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조 전 대리대사는 ‘1등 서기관’으로, 영국 주재 대사관의 공사로 일하다 한국으로 온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보다 직급이 낮다. ‘대리대사’는 직급이 아니라 ‘임시 임무’다. 북한의 외교에 밝은 소식통은 “북에선 대사가 공석일 때 그 하위 직급자한테 ‘임시대리대사’의 임무를 임시로 부여한다”고 전했다. 북한 대사관의 직제는 원칙적으로 ‘대사-공사-참사-서기관’ 등의 순으로 이뤄지는데 “예산 부족 탓에 공사와 참사가 없이 ‘대사-서기관’ 등 3~4명의 외교관만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흔하다”고 다른 소식통이 전했다. 소식통은 “조성길은 고위급이 아닌 실무 외교관”이라며 “굳이 다른 탈북민과 차별성을 찾자면 한국에 온 사례가 많지 않은 ‘북한 외무성 소속 정식 외교관’이라는 사실”이라고 짚었다.

조 전 대리대사의 입국 사실이 남북관계에 중대한 변수가 되리라는 전망을 두고서도 섣부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태영호 의원의 선례와 비교하면 당사자와 정부의 행보에 차이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태 의원의 한국 입국 사실은 2016년 8월17일 당시 박근혜 정부의 통일부가 대변인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까지 탈북한 북한 외교관 중 최고위급”이라며 언론에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태 의원도 공개적으로 북한을 비판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해왔다.

반면 조 전 대리대사는 2019년 7월 입국 이후 15개월째 당사자나 정부 모두 입을 꾹 닫고 있다. 조 전 대리대사는 국내 탈북민 사회에도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철저한 은거’엔 북쪽으로 송환된 어린 딸을 포함한 재북 가족이 가급적 ‘불이익’을 덜 받게 하려는 고려가 작용한 듯하다.

‘흡수통일 배제’를 공언하며 2018년 세 차례 정상회담 등 남북관계 개선에 힘써온 문재인 정부로서도 ‘조성길 한국행’을 국내 정치 목적으로 활용할 이유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지적이다. 전직 고위 관계자는 “당사자와 정부가 침묵하며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어, 조성길의 한국행이 사실로 공식 확인되더라도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중요 변수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훈 김지은 정환봉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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