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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영국 자존심 ‘퀸 엘리자베스’ 항모, 부산 들른다

등록 2021-04-27 10:28수정 2021-04-27 10:44

인태 지역에 대한 영국의 관여 의지 상징
영-일 연합훈련 어찌 진행될지에도 촉각
영국 항모 퀸 엘리자베스
영국 항모 퀸 엘리자베스

대영제국 시절 영국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퀸 엘리자베스 항모 전단’이 올 하반기 부산에 기항한다. 세계의 중심으로 새롭게 떠오르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영국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옛 식민지인 홍콩 인권을 탄압하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영국 국방부는 26일 보도자료를 내어 “퀸 엘리자베스가 이끄는 항모 전단이 2만6000 해리를 항해해 인도, 일본, 한국, 싱가포르를 포함한 40개국을 방문한다. 이 전단은 프랑스의 항모 샤를 드골과 지중해에서 훈련하는 것을 포함해 미국, 캐나다, 덴마크, 이스라엘, 이탈리아, 일본 등 동맹국들의 해군, 항공기들과 연합훈련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항모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최신예 5세대 전투기 F-35B 비롯해 30여기의 항공기를 싣고 지구 반대편까지 6개월에 걸친 긴 항해에 나서는 것이다.

한국 국방부도 같은 날 “한-영 양국 간 국방협력 증진 및 친선교류를 위해 금년 하반기 영국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의 부산항 기항 요청을 수용했다. 향후 양국은 항모전단 방한 관련, 철저한 방역조치를 강구한 가운데 구체적인 교류협력 활동에 대해서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퀸 엘리자베스는 부산 뿐 아니라 미 제7함대의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 등에도 기항할 예정이다.

퀸 엘리자베스의 이번 항해는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에 영국이 적극 동참하겠다는 결의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매우 큰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영국 정부는 이런 의도를 굳이 감추지 않았다. 벤 윌리스 국방장관은 이번 항해를 통해 “영국이 뒷걸음치는 게 아니라 21세기의 국제 체제를 형성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행사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앞선 3월 외교안보정책 재검토 결과를 발표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에 영국의 프레젠스(존재감)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 결과 발표에 앞서 비를 노웬즈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연구원은 <아사히신문>과 2월 말 인터뷰에서 “영토 문제나 국제 사회에서 합의된 룰이 무시되는 등 (인도·태평양) 지역의 정치·경제적 안정이 흔들리고 있다. 더 불안정해지면 영국도 지구 반대편의 일이니 우리 국익과 관계가 없다고 말할 수 없게 된다. 이 지역의 국가들을 위해 지구 반대편까지 가서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군사연습을 하고 기항하는 것을 꺼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올 들어 다른 유럽 국가들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프랑스가 지난 2월부터 북한의 환적 밀수를 통한 안보리 결의 위반을 감시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에 함선을 파견해 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고, 독일도 올 하반기 함선 파견 계획을 밝힌 상태다.

일본도 퀸 엘리자베스의 항해에 비상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는 일본 근해에서 치러지는 영-일 연합훈련 때 퀸 엘리자베스의 함재기인 F-35B가 일본의 경항모인 이즈모와 가가에 이착륙하는 훈련 등이 이뤄질지 여부다. <산케이신문>은 26일 퀸 엘리자베스가 일본에 기항한다는 사실을 전하며 “일-미 뿐 아니라 일-영 간에도 상호 운영성이 높아질지 기대된다”고 밝혔다.

퀸 엘리자베스는 만재 배수랑 6만5000t, 길이 280m로 2017년 말 취역했다. 항모가 취역할 당시 테리사 메이 전 총리는 “우리가 계속 대국으로 머물 것이라는 신호를 보낼 것”이라며 커다란 만족감을 드러냈었다. 퀸 엘리자베스는 이번 순방에 F-35B 8기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항모전단은 퀸 엘리자베스 외에 함정 6척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 1척, 헬기 14대 등으로 구성된다. 영국 항모 중엔 2만t급 경항모 인빈시블이 1992년, 2만9000t급 경항모 일러스트리어스가 1997년 각각 부산에 기항했었다. 퀸 엘리자베스호의 한국 기항은 세 번째다.

길윤형 기자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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