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을 앞둔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한미동맹재단 주관으로 열린 환송 행사에서 우현의 한미동맹친선협회장으로부터 한글 이름 족자를 선물 받고 있다. 성인 ‘우(禹)’는 에이브럼스의 ''ㅇ''에서 땄고 본관은 미군기지가 있는 평택이라고 한미동맹친선협회는 밝혔다. 연합뉴스
지난 2년 반 동안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을 지낸 로버트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퇴임한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13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한미동맹재단의 환송행사에서 남긴 고별사에서 “미국은 동맹국, 동반국과 긴밀히 협력해 북한의 위협을 외교와 확실한 억제를 통해 대응할 것이다. 어떠한 잠재 적대 세력도 대한민국 방위를 위한 우리 결의를 절대로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분쟁을 일으키는 게 아닌 분쟁을 방지하는 동맹으로 진화하는 게 우리의 책임이다. 평시에 땀을 흘려야 전시에 피를 흘리지 않을 수 있다. 주한미군 장병과 군무원은 한국에서 근무하며 미국의 진가를 발휘하고 이들이 귀국할 때면 한국의 진가를 배워 돌아간다. 이런 선순환이 양국의 유대관계를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날 한미동맹친선협회로부터 '우병수(禹柄秀)'라는 한글 이름을 선물받았다. 그는 이름에 대해 “한글이름 우병수와 평택 명예시민증을 미국으로 자랑스럽게 가져가겠다. 유일무이한 한미동맹 일원이 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한미동맹친선협회는 주한미군사령관이 퇴임할 때마다 한글 이름을 지어 전달해 왔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 에이브럼스 사령관에 대한 평가는 복잡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정력적으로 추진해 온 ‘전작권 조기 전환’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며, 임기 내 전환이 사실상 좌절되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현지 사령관의 의견을 중시하는 미군 문화상 그로 인해 여러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전작권 조기 전환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던 지난해 8월 기자회견을 자청해 “끊임없이 (전작권 전환을 위한) 조건을 평가하고 있는데 아직 가야 할 길이 좀 남았다. 지금 전환 날짜를 추측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1982년 미 웨스트포인트(미 육사)를 졸업하고 기갑장교로 임관해 미 육군 3보병사단장과 육군전력사령관을 거쳐 2018년 11월 주한미군사령관에 임명됐다. 2차 세계대전 때 기갑전의 명수로 이름을 님긴 크레이턴 에이브럼스(1914~1974)가 그의 부친이다. 현재 미 육군의 주력전차인 ‘M1 에이브럼스 전차’는 그의 부친의 이름을 따 붙인 것이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폴 라캐머러 미 태평양육군사령관의 미 의회 인사청문회가 끝나는 대로 지휘봉을 넘기고 고향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로 돌아갈 예정이다. 서욱 국방장관은 고별사에 앞선 송별사에서 “에이브럼스 연합사령관의 콜사인이 A4였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능력을 갖추었고(Able), 정확하며(Articulate), 사소한 디테일도 놓치지 않는(Attentive),언제나 행동으로 실천하는(Man of Action) 사령관이었다고 평했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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