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한국연구모임(CSGK) 소속으로 미 하원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회의 아미 베라 위원장(민주당)과 영 김 의원(공화당)이 7일 서울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방한한 미국 연방하원의원이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북한과 대화 재개에 열려 있으며 북한의 요구가 있다면 백신 외교에도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미 베라 미 하원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회 위원장(민주당)과 같은 위원회의 영 김 의원(공화당)은 7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와 한-미, 북-미, 미-중 관계 등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들은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미국 코리아소사이어티가 미국 전직의원협회(FMC)와 협력해 운영 중인 미 의회 한국연구모임(CSGK)의 공동 의장이다.
5선의 베라 의원은 “(북한과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말을 믿을 것”이라며 “내 관점에서 볼 때 그들이 대화를 재개하는 데 열려있지만 북한이 먼저 첫걸음을 떼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내 코로나19 상황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의사로서 생각할 때, 이것(코로나19)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전세계가 (예방) 접종을 해야 하며 여기에 북한 사람들도 포함한다”고 말했다. 베라 의원은 또 북한에 대한 백신 지원이 “대화의 문을 살짝 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요구가 있을 경우 (백신 외교에) 의지와 개방성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도 “(북한이) 테이블로 와서 도움이 필요하다면 도움을 요청하길 바란다”면서도 “미국이 그들을 도울 수 있으려면 그들은 자신들의 (비핵화 등 변화에 대한) 진정성을 믿을 수 있도록 작은 조처(steps)들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은 조처의 예로 한국계 미국인들을 이산가족상봉에 포함하는 문제를 들었다. 김 의원은 간담회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북한이 변화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국이 대북 문제를 다룰 때 “미국과 긴밀한 협력”을 해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베라 의원은 현재 한반도 상황에 대해선 북한이 ‘도발적 행동’을 할 것이란 관측과 달리 “비교적 조용하다”며 이를 “긍정적 신호”라고 짚었다. 다만 과도한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지금부터라도 북한이 ‘도발’적 행동을 하는 것은 대화를 시작하기 어렵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미-중 경쟁 속에 한국과 같은 나라들의 입지에 대해선 “우리는 한국을 포함한 역내 국가들에 미국이나 중국 가운데 선택하라고 요청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베라 의원은 그러면서도 “민주주의, 자유시장, 규범에 기반한 질서 등 미국과 한국이 공유하는 가치가 중국 등으로부터 도전받고 있다”며 “공동의 가치에 기반을 둔 같은 입장을 한 나라, 동맹 간 파트너십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의원은 이날 모두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김 의원은 2017년 이후 공석인 미국의 북한 인권특사를 바이든 행정부가 “지체 없이 임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두 의원을 포함한 CSGK 소속 의원 8명은 11일까지 외교부·국방부·국회·기업 관계자 등과 만나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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