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사망 사실이 확인된 박도춘 전 북한 노동당 군수담당 비서. 통일부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초기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이끌었던 박도춘 전 조선노동당 군수담당 비서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중앙통신>은 2일 평양 형제산구역에 자리한 신미리애국열사릉에서 전날 “열사들의 유해를 안치하는 의식이 진행됐다”며, 박도춘 전 비서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정확한 사망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통신은 “당 중앙위원회 고문이었던 박도춘 동지는 절세위인들의 슬하에서 견실하고 유능한 정치활동가로 성장하여, 오랜 기간 당 일꾼으로 사업하면서 당의 강화 발전과 사회주의 강국 건설을 위한 투쟁에 공헌했다”고 평했다.
1944년생인 박 전 비서는 군수공장이 밀집한 자강도에서 2005년부터 5년 간 당 책임비서로 활동했다. 또 북한 핵무기 개발의 핵심으로 꼽히는 전병호(2014년 사망)에 이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당 군수담당 비서를 지내며 핵·미사일 개발 사업을 주도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직후 그를 대북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박 전 비서는 김일성 훈장, 김정일 훈장, 공화국 2중영웅 칭호 등을 받았으며, 2012년엔 인민군 대장에 올랐다. 2015년 4월 국방위원회 위원직에서 물러나면서 한때 숙청설이 떠돌기도 했지만, 이듬해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유임되면서 건재를 과시하기도 했다. 그는 항일 빨치산 출신 군 원로인 김철만이 98살을 일기로 사망한 2018년 12월 국가장의위원회 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뒤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정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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