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12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개막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IAEA 제공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추가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쪽이 밝혔다.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에선 원자로 가동과 함께 우라늄 농축시설 확대 징후도 포착됐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은 12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정기 이사회 개막 성명에서 “지난 6월에도 보고한 것처럼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가 재개방됐으며, 최근 4번 갱도로 이어지는 도로에서 새로운 작업이 이뤄진 것을 관찰했다”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여름철 몇달 동안 핵실험장에서 광범위한 작업은 관측되지 않았지만, 실험장은 여전히 활성화돼 있으며 핵실험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핵실험이 이뤄진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 위반일 뿐 아니라 심각한 우려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지난 1년 간 영변 핵시설 5메가와트(MW)급 원자로가 가동 중이라는 징후가 계속 포착되고 있으며, 방사화학실험실에서도 폐기물 처리 또는 유지관리 활동으로 보이는 간헐적인 가동 징후가 있다”며 “시설 내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가 지속적으로 가동 중이며, 건물 외부 공사가 완료돼 가용 면적이 약 3분의 1 가량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영변 핵시설 경수로 부근에 새 건물이 여러 채 들어섰다”며 “1994년 건설이 중단된 50메가와트급 원자로 관련 시설 해체 작업이 진행 중인데, 뜯어낸 자재를 다른 공사에 재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 평양 인근 강선 핵단지와 평산 우라늄 광산 및 정련시설 등지에서도 모종의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그로시 사무총장은 덧붙였다.
정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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