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북한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대륙간탄도탄인 화성-17형이 10기 이상 등장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17일 최근 북핵·미사일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공개 회의가 미국 주도로 소집된 것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서도 “힘을 시위하고 힘으로 대응하는 것이 미국의 선택이라면 우리의 선택도 그에 상응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군사행동을 경고하고 나섰다. 오는 3월 중순 예정된 한미연합연습을 전후로 북이 탄도미사일 발사 등 무력시위를 재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한 외무성은 17일 대변인 명의 담화를 내어 “지난 1월 유엔 안보리에서 우리의 자위권 행사를 걸고드는 공개회의를 벌려놓으려다 실패한 미국이 또다시 적지 않은 성원국들의 반대의견을 무시한채 안보리 회의를 강압 소집했다”며 “안보리를 불법무도한 대조선 적대시 정책 실행기구로 전락시키려는 미국의 책동이 더이상 허용할수 없는 극단에 이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유엔 안보리는 미국 등 6개 이사국의 요청에 따라 16일 오후(현지시각) ‘비확산과 북한’을 주제로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 앞서 안보리는 지난 1월30일에도 북핵·미사일 문제를 놓고 비공개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미국은 지난해 11월말부터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규탄하는 안보리 의장성명 초안을 작성해 회원국과 논의를 벌여왔지만 “북한의 안보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지금까지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북 외무성은 “올해에 들어와 우리는 주권국가로서 응당히 취해야 할 정상적인 국방력 강화 일정 외에는 그 어떤 특정한 군사적 행동조치도 자제하고 있다”며 “반면 미국과 남조선은 연초부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안전 이익을 엄중히 침해하는 우려스러운 군사적 시위 행위에 매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남조선이 올해 중에 20여 차의 각종 합동군사연습들을 계획하고 그 규모와 범위를 역대 최대 규모의 야외 기동전술훈련 수준에서 벌려놓으려 하는 것은 조선반도와 지역정세가 또다시 엄중한 긴장 격화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는 것을 예고해주고 있다”며 “현실은 미국과 남조선이야말로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의도적으로 파괴하는 주범이라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무성은 “미국의 일방적인 대조선 압박 도구로 변질되고 있는 안보리에 대한 항의로 정상적인 군사활동 범주 외에 추가적인 행동조치를 재고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미국과 남조선이 저들의 훈련구상을 이미 발표한 대로 실행에 옮긴다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지속적이고 전례없는 강력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는 다음달 중순 11일 동안 ‘2023 자유의 방패(FS)' 한·미 연합연습은 진행할 계획이다. 이 연습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북한 핵실험과 군사적 도발 상황 시나리오를 상정하여 연합방위태세를 점검하는데, 양국은 연습 기간 중 사단급 연합 상륙훈련과 20여개의 한·미연합 야외기동훈련을 과거 ‘독수리 훈련'(FE) 수준으로 벌일 계획이다.
한·미 국방부는 오는 2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국방부 청사(펜타곤)에서 북한 핵 위협 대응을 위한 8차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을 시행한다고 국방부가 이날 밝혔다. DSC TTX는 한반도에서 북핵 위기가 발생할 때를 대비해 한·미 양국의 대응개념과 절차를 발전시키고자 양국 국방부 실무 책임자들이 공동 주관하는 토론식 연습이다. 양국 대표단은 오는 23일 조지아주 킹스베이에 있는 미 핵잠수함 기지를 방문해 대북 경고 메시지를 보낼 계획이다.
정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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